해설자

(나무로 만든 딸랑이를 흔든다)

이런 종류의 돌발사고는 불가피한 것입니다.

이런 사고는 우리에게도 고통스런 장면입니다.

제정신이 들도록 하기 위해 저기 세워진 저자는,

왕년엔 유명한 전도사였으며,

유명한 수도원 원장이었다는 사실을

우리, 엄숙하게 생각합시다.

하늘의 세계도 지상의 세계도, 우리가 꿰뚫어 볼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사건으로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끝났다는 신호로 딸랑이를 흔든다.

쿨미에, 자리에 앉는다.

환자들, 수녀들과 남자 간호사들의 감시 하에 뒤로 물러나 벤치에 사지를 뻗고 벌렁 눕는다.

15. 마라와 사드의 대화 계속

사드

무엇이 그르고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짓기 위해

우리는 자신을 알아야 하지.

나는

나 자신을 모르겠어.

내가 무엇을 알아냈다고 믿으면,

그 순간 벌써 나는 그걸 의심하여,

그것을 파괴해 버려야 하지.

우리가 행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꿈의 허상일 뿐이야.

그래서 자신의 경험에서나 얻은

가변적 진리 외에는,

다른 어떤 진리도 찾을 수 없어.

내가 고문을 하는 사람인지 고문을 당하는 사람인지,

나 자신도 알지 못해.

나는 가장 잔인한 고문을 생각해 내지.

그걸 마음속으로 그려볼 때면

나 자신이 그 고문을 당하는 거야.

나는 모든 걸 할 수 있으나, 모든 것이 너무나 두려워.

그래서 나는, 어째서 멀쩡한 사람들이 갑자기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행동을 하게 되는지도 알아.

나는 얼마 전에 내 재단사를 만났어.

예술적 감각이 있는 섬세한 사람으로, 나와 즐겨 철학을 논하던 사람이야.

그런 그가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미쳐 날뛰며, 소리를 지르며, 몽둥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