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내가 괜찮아 졌다고 생각했을때

갑자기 그 감정들을 잠시 잊었다고 생각이 들었을때

너무 두려웠다.

이 평화는 오래가지 않을것을 알기때문에.

이 안도감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하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매일 시도때도없이 나를 찾아오던 그 역겨움이

어둠이 드리울 때 함께 찾아오던 우울함이

이젠 나와 한몸같이 느껴지던 그 침울함이

언제 다시 찾아와 나를 덮칠지모른다는 그 생각때문에.

그 감정이

얼마나 괴로운지 너무 잘알기때문에

이 괜찮다는 감정 멀쩡하다는 생각이

위험했다.

추락밖에 남지 않았다는것을 느꼈다.

차라리 행복이라도 했었더라면

이렇게 허무하지는 않았을텐데.

내가 이 감정들을

얼마나 어떻게 참고 버텨냈는데

그것을 벗어나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소망했는데

겨우 편안함.

겨우 안도감.

죽어라 발버둥치며 꾸역꾸역 버텨낸

댓가가 이 초라하고 허망한것이라는사실이

나를 더 깊고 어두운곳으로 쳐박아 넣는다.

잠시 들었던 그 괜찮았던 감정도

짧았던 잊혀짐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