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들이 코르데를 세운다. 사드가 코르데에게 채찍을 준다. 그는 와이셔츠를 찢고 등을 코르데에게 내준다. 정면을 향해 돌아선다. 코르데는 그의 뒤에 선다. 환자들이 천천히 뒤에서 앞쪽으로 나온다. 쿨미에의 지정석에 앉아 있는 부인들이 기대에 차서 일어난다)

나는 무엇보다 혁명 와중에서

엄청나게 커져버린 복수심을 보았어.

그것은 애초의 꿈 따위는 까맣게 잊을 수 있는 황홀한 쾌감이지.

(코르데, 채찍을 천천히 들어올렸다가 내리친다. 사드가 움찔 한다)

그러나 그 다음, 

내가 법정에 앉아 있을 때,

(채찍질,

사드, 헐떡인다)

피고로서가 아니라

재판관으로 앉아 있을 때,

잡혀온 죄수를 나는 감히 단두대로

보낼 수가 없었어.

(채찍질)

나는 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거나, 아니면 그들이 도망가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어.

나는 내가 살인을 언도할 위인이 못된다는 걸 알았지.

(채찍질.

사드, 숨을 가쁘게 헐떡이며 신음한다)

비록 살인이 내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행위였다 할지라도.

그리고 지금도,

(채찍질.

사드, 신음한다)

살인의 가능성만 생각만 해도

구역질에 숨이 막혀.

(코르데, 채찍질을 중지하고 숨을 몰아쉬며 서 있다)

9월, 카르멜 수녀원

숙정작업 때,

나는 갑자기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구역질을 해야 했어.

(사드, 무릎을 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