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 오른팔을 목욕통 가장자리에 늘어뜨리고 있다. 오른손에는 펜을 들고 있으며, 왼손에는 종이를 들고 있다. 코르데는 아직도 칼을 움켜쥐고 있다. 네 명의 가수는 코르데의 팔을 뒤에서 잡아당겨서, 코르데의 가슴을 가리는 수건이 찢어지고 유방이 드러난다.

시몬느는 놀라는 몸짓으로 목욕통 위에 몸을 굽히고 서 있다.

뒤뻬레는 무릎을 꿇고 있다. 루는 목욕통 뒤 벤치 위에 당당하게 서 있다.

33. 폐막

오케스트라는 은은하고 장엄한 음악을 연주한다.

수녀들이 등장하여 다시 축 늘어지려는 코르데를 앞에서 부축한다.

수녀들은 코르데의 가슴을 가리는 수건을 여미어 주고, 사드에게로 데리고 간다.

코르데는 사드에게 칼을 건네준다.

수녀들이 목욕통 앞에 커다란 흰 천을 들어올려서 가린다.

마라는 흰 천 뒤에서 목욕통을 떠난다.

해설자가 앞으로 나와 지시봉을 쳐든다.

음악 끝.

해설자

계몽된 시대를 살고 계신 존경하는 관객 여러분.

이렇게 과거를 바라보았던 눈길을

이제 현재로 돌려 볼까요.

오늘날 이 시대는 비록 평온하지는 않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걱정할게 없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이 자리를 떠나시기 전에

이 작품에서 우리가

대사와 노래로 보여드리고자 했던 것을,

다시 한번 요약하도록 허락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미 살해당한

마라를 다시 한번 이 자리에 불러오겠습니다.

목욕통을 가렸던 천이 내려진다.

마라 등장.

마라

나는 단 한번의 삶만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모든 말은 적절치 못합니다.

여기 여러분들이 보시는 가운데서 오직 한번만

나는 내 행동의 주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일한 기회에

나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내가 본 세상은 단 한번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세상은 돈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돈을 가진 자는 적었고

갚지 못한 자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폭력으로 법을 파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