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 우울증 갤러리

자아앱에서 작성

Maybe

2023.04.01 0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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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고싶은 사람에 대하여 생각한다. 계속해서 나는 내가 되고싶다고 말했지만, 그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걸까? 온전한 나, 확고한 나를 찾지만 정작 그것의 성질, 개념, 관념, 가치관 따위는 잘 모른다.

이것을 찾아다니기 이전, 내 자아는 '되고싶은 나'를 계속 정해둔 채 그런 사람이 된 연기를 했다. 상냥한 사람, 다정한 사람, 점잖은 사람, 맘씨 예쁜 사람, 침착한 사람... 어떤 이미지를 정해두고 그런 성질을 가지려면 마땅히 해야 할 행동과 말을 하며 그런 체를 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느끼고 있었다. 어떤 것도 내가 아니라는 것을.

그런 까닭에 나는 '되고싶은 나'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고 있다. 어쩌면 '되고싶은 나'를 연기하는 나 그 자체가 나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런 건 삶이라고 부를 수 없다. 주체성이 없으니까. 계속 무언가를 따라할 뿐이니까.

하지만 분명 '되고싶은 나'를 생각할 때 '되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를 찾는 열쇠는 그곳에 있을 지도 모른다. 나의 갈망, 갈망의 이유...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 '바다가 좋다'고 생각할 때 '바다가 좋다'라는 건 내 성질인가? 아니면 내가 되고싶은 사람의 성질인가? 난 대답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성질이다. 원초적인 이유를 붙일 수 있으니까.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심미적인 감각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바다가 좋다.

반면 '모임이 좋다'고 생각할 때는 다르다. 그건 내가 되고싶은 사람의 성질이다. '충분한 사회성을 지닌 멋진 나'의 성질. 왜 모임이 좋은가? 원초적인 이유를 붙일 수 없다. 나는 모임 속에서 편하지도 않고 그다지 즐겁지도 않다.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땐 다르지만.

원초적인 이유를 붙일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꽤 많은 것들이 명확해지는듯 하다. 그래서 나에게 좋다 싫다 하는 판단과 그 이유들은 무척 중요하다. 그건 나라는 인간의 근본에 관련되어 있으니까.

원초적인 이유를 붙일 수 있는 수많은 성질들을 모아 나를 완성하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 그 모든 걸 적은 노트를 만들어 몇 권이고 적어내 완결내고 싶다. 모순 없는, 내면의 충돌도 없는 한 명의 인간이 되고싶다. 그리고 삶의 이유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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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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