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겹겹의 산, 첩첩의 봉우리. 담장에 부딪치고 벽에 들이받는다. 생각을 쉬고 작용이 그쳐도, 이 모두 굴욕일 뿐이다. 혹 누군가 나와서 대해를 뒤집어엎고 수미산을 발로 차 쓰러뜨리고, 백운을 흩어버리고 허공을 부수어, 곧바로 일기일경에서 천하인들의 입을 틀어막는다면, 그대는 감히 가까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말해보라. 예로부터 누가 일찍이 그랬는지를. 예를 들어볼 테니 참구해보라.

본칙

용아가 취미에게 물었다. "조사서래의가 무엇입니까?" 취미가 말했다. "나에게 선판을 가져오게." 용아가 선판을 취미에게 건네주었다. 취미가 받자마자 바로 때렸다. 용아가 말하였다. "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만, 결국 조사서래의는 없습니다." 다시 임제에게 물었다. "조사서래의가 무엇입니까?" 임제가 말했다. "나에게 포단을 주게." 용아는 포단을 집어서 임제에게 주었다. 임제가 받자마자 바로 때렸다. 용아가 말했다. "치는 것은 개의치 않겠습니다만, 절대 조사서래의는 없습니다."

송

용아산 속의 용은 눈이 없다.

죽은 물에서 어찌 고풍을 떨치겠는가.

선판과 포단을 쓸 줄 모르면 

마:땅히 노공에게 넘겨줄 것이지.

(이 노장, 숨이 끊어지게 내버려둘 수 없어서 다시 송 하나를 짓는다.)

노공이 받는다 한들 또한 어찌 의지할까.

앉거나 기대는 것만으로 조등을 잇는다고 생각하지 마라.

멋지구나, 돌아가는 저녁 구름은 아직 모여들지 않고

먼 산은 끝없이 층층이 푸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