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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일 소설로 써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1.124) 2021.06.05 11:41:15
조회 34 추천 0 댓글 0

어느날 장롱을 청소하는 어머니를 봤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어스름히 땀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평소 웃음이 많으셨던 어머니였지만 슬쩍 올라간 입꼬리와 함께하는 저 아련한 눈빛에는 기쁨과 행복이 보였다. 어머니의 감정이 궁금해졌다. 늘 손에 잡히던 핸드폰을 살며시 바짓자락에 집어넣고, 안방에 있던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엄마 뭐해?"

"여기 아빠 사진있는데 한번 볼래?"

어머니는 내 의사를 물으며 사진첩을 건넸다. 하지만, 내 손과 마음은 사진첩의 문턱 첫장을 넘기지 못한채 머뭇거리고있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보는것이 약간 거북했던것같았다.

잠시후, 어머니의 재촉같은건 없었다. 마음의 변화도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종이를 한장 들춰냈다. 무슨 용기가 생겼을까. 그것은 지루한 일상중 하나의 유희였기 때문? 근거 없는 자신감? 아니, 아니다. 그건 자만이였다. 과거의 사진첩 따위가 내 피폐한 하루하루에 어쩌면 행복할지도 모르는 하루하루에 덧칠을 할수 없을거라는 믿음 이 일상은 이데올로기와 같다. 누구도 깨뜨릴수없는 철옹성이다. 3년의 휴식기 동안 점진적으로 내 심장을 지배한 각인이기에 편협하지만 편리한 자기세뇌에서 나는 벗어날수없을것이다.

사진첩을 펼치자 제일 먼저 드러난건 누리끼리한 책의 질감이였다. 아날로그 시대의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책의 형태만이 아닌 진짜 향기가. 나는 삐뚜름하게 입을 들어올리며 사진을 살펴봤다. 아버지의 군대 생활을 그대로 담아놓은 사진첩인듯햇다. 군대 동기들과 다양한 행동과 표정으로 찍은 아버지가 보였다. 사실 처음에는 누가 아버지인지 몰라서 어머니한테 물어보기도했다. 몇번 보다 감을 잡은 나는 사진 한장한장 아버지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동기들과 축구하는 사진 어깨동무하는 사진 운동하는 사진.
내 나이대 아버지는 이랬구나. 사진속 환하게 웃는 아버지의 모습은 현 우리 아버지하고 상당히 대조되어보였다. 지금과 달리 행복해보이셨다..

나는 이상한 감정이 올라오는걸 억누르고 상자를 정리하는 어머니의 곁으로 향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결혼 사진이 보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선남선녀의 30대 커플로 보였다.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있던 내게 어머니는 무언가를 계속 건내셨다. 작은누나, 큰누나 그리고 나의 사진들 처음에는 누나들과 나의 얼굴을 찾아보고 했지만, 끈임없이 쏟아져나오는 사진들의 향연에 감정이 고조된다. 나의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받은 상들이 나온다. 그사이 사이에는 내가 어렷을적 부모님에게 보낸 편지가 담겨져있었다. 슬쩍 살펴본 내게 가장 기억에남는 대목은 '어머니 아버지 돈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해줄게요'. 나는 빠르게 어머니의 눈길을 피해 편지를 상자 밑바닥에 숨겼다. 가슴이 답답하다. 안방에서 말없이 빠져나왔다. 이 어긋난 일상속 변화에 기회는 계속 찾아왔지만, 나는 오히려 퇴보하는 중이다. 과거 영재라고 불리웠던 아이는 침대에 누워 자극에 겨워하는 한냥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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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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