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대장동의 ‘오징어 게임’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30 01:24:10
조회 35 추천 0 댓글 0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9290300015


대장동의 ‘오징어 게임’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대박을 쳤다. <오징어 게임>은 빚으로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의 ‘밑바닥 인생’들이 456억원이라는 일확천금을 두고 목숨을 건 경쟁에 참가하는 데스 게임물이다. 데스 게임물은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여러 형태로 제작되었지만 <오징어 게임>의 관전 포인트는 한국식 변주이다. 딱지치기, 달고나뽑기, 구슬치기 같은 추억의 놀이들, 암호로 사용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각 인물의 절절한 신파적인 사연까지, 모두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다.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오징어 게임>은 출연자들의 의상, 세트, 조명을 비롯해 많은 부분을 비현실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드라마의 내용은 현실이 아님을 강조한다. 게임의 진행도 외딴 무인도, 매우 인공적인 세트 안에서 진행시킨다. 하지만 비현실 속의 <오징어 게임>은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너무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내가 살려면 경쟁자를 가차없이 짓밟아야 하는 승자독식, 일확천금을 위해 비열한 짓을 넘어 목숨까지 거는 수많은 ‘게임의 말’들, 그리고 그러한 데스게임을 재미있다는 듯이 쳐다보며 때로는 판돈을 거는 VIP들 등등. ‘(게임장) 밖에 나와보니 여기가 더 지옥이야’라든지 ‘당신은 아직도 사람을 믿나?’라는 드라마 속 대사는 처절하다. <오징어 게임>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수많은 어릴 적 골목놀이들이 사실은 한국 사회를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적자생존의 논리를 배우게 만드는 게임이었음을 상기시켜 준다.

경제학의 주류학설은 경쟁과 이기심을 호모사피엔스의 전형적 특징으로 가르친다. <오징어 게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세상과 인간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일까? 경제학 전공자들이 다른 전공자들보다 훨씬 더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행동과 태도를 보인다는 실험결과들이 많다.

하지만 영장류학자와 진화심리학자들은 세상과 인간은 원래 그렇지 않다고 가르친다. 이들은 호모사피엔스의 생래적 특징은 경쟁이 아니라 협동임을 역설하고 있다. 영장류학자인 마이클 토마셀로는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 인간 등과 같은 유인원들 중 인간만이 협동할 줄 안다고 주장한다. 토마셀로는 협동을 가능케 하는 인간의 독특한 특징으로 세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 유인원들 중 인간만이 안구에 흰자위를 가지고 있고 둘째, 인간만이 손가락이나 몸짓으로 무언가를 가리킬 줄 알며 셋째, 인간만이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데 이 특징들은 모두 협동하는 종에게 나타나는 진화적 특징이라는 것이다. 안구에 흰자위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내 동공의 움직임을 판별하기 쉽다. 사냥감을 놓고 나와 다른 사람이 경쟁관계에 있다면 내가 어디를 응시하는지를 상대방에게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지만 반대로 협동하여 사냥을 한다면 내가 어디를 응시하는지를 상대방이 알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흰자위의 생성이라는 안구 변이는 협동하는 종에게서 선택될 확률이 높다. 손가락이나 몸짓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이나 언어의 사용도 협동하여 사냥하는 종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토마셀로의 실험에 의하면 인간의 어린아이들은 즉각적으로 협동하는 법을 배우지만 침팬지는 싸우기만 하고 협동하지 않았다. 실제로 사냥할 때 협동하지 않는 침팬지에게는 위의 세 가지 특징들이 없다. 토마셀로의 연구로부터 유추해보면 결국 이기심과 경쟁심은 인간의 본성이라기보다는 <오징어 게임>처럼 치밀하게 설계된 게임이 인간에게 강요한 것일지 모른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들을 수없이 만들어 냈다. 수많은 오징어 게임들 속에서 탈락한 말들은 죽거나 도태되어 나갔다. 무수한 오징어 게임들 중 압권은 부동산 게임일 것이다. 게임의 탈락자는 벼락거지가 되고, 승자는 막대한 부를 거머쥔다. 지난 3월 폭로된 LH직원들의 땅투기가 하나의 오징어 게임이었다면 최근 대장동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또 다른 오징어 게임이다. 게임의 설계자와 참가자가 모두 의문투성이이고 게임의 참여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29세의 청년노동자가 아파트 외벽을 닦다가 밧줄이 끊어져 죽음에 이를 때 비슷한 나이 또래의 청년은 ‘일하다가 몸 상한’ 대가로 50억원의 퇴직금을 산재보상금으로 받았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이 시행업체로 선정된 경위, 소수에게 엄청난 개발이익이 집중된 설계 경위 등은 미스터리이다. 정치권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프레임 전환으로 오징어 게임의 냉혹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죽어야 끝이 나는 부동산 오징어 게임은 이 사회에서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까?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2/28 - -
326357 맨날 계통수만 듣다가 오랜만에 올려치네 ㅇㅇ(58.127) 21.10.18 46 0
326356 일베대장님 이게 사실인가효? [1] ㅇ ㅇ(222.110) 21.10.18 49 3
326354 내 폰 약후 사진 대방출 [2] 무진(223.39) 21.10.18 70 1
326353 계속 그렇게 뒷조사하고 따라다녀봐라 업보를 못받아 정신못차린 년 ㅇㅇ(211.246) 21.10.18 26 0
326352 의외로 한자인 단어...ㄷㄷ 가이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18 50 0
326350 양쯔냔 안본다 흥 ㅇㅇ(124.59) 21.10.18 12 0
326349 남자들 어젯밤에씻고잤으면 아침에 안씻는애들 은근히많더라 [2] ㅇㅇ(223.62) 21.10.18 55 1
326348 무재여자 남자 다 극혐인거같애 [2] ㅇㅇ(118.235) 21.10.18 70 0
326346 계수가 임수보단 덜 음흉함 ㅇㅇ(175.223) 21.10.18 112 6
326345 개털이라고 얘기한거는 다 빼고 지혼자 망상소설써서 날 거짓말쟁이로 만드냐 ㅇㅇ(211.246) 21.10.18 15 0
326341 자꾸 몇 점 차이로 떨어지고 그러는거 ㅇㅇ(39.7) 21.10.18 39 0
326340 확실히 금성이 약하면 꾸미는걸 잘 못하네 ㅇㅇ(211.36) 21.10.18 129 1
326339 아니 탈탈 털어보고 싶어하길래 대답안해준거 뿐인데 내가 왜 거짓말쟁이냐고 [1] ㅇㅇ(211.246) 21.10.18 19 0
326338 콜라를 너무 많이 마셨나봐요홍 이빨이 욱씬거리고 잠은 잘 수가 없어요홍 가이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18 20 0
326337 안면인식장애있음... ㅇㅇ(58.127) 21.10.18 17 0
326336 최근에 연락하던 임자남 얘도 이상해서 거름 [2] ㅇㅇ(118.235) 21.10.18 152 0
326335 커뮤를 너무 많이 해소 이렇게 되었니다 현실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ㅇㅇ(211.246) 21.10.18 15 0
326334 경신인가 경진 신묘 일주의 노처녀히스테리가 개쩔었다 ㅇㅇ(118.235) 21.10.18 74 1
326329 근데 정유년으로 돌아가고싶어 ㅇㅇ(118.235) 21.10.18 27 0
326328 도깨비같은 드라마 또 없냐 ㅇㅇ(118.235) 21.10.18 29 0
326327 노처녀 히스테리는 존재함 [1] ㅇㅇ(175.223) 21.10.18 39 1
326324 세상에 판검의 직업과 강남사는사람들만 보여 내 인생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1] ㅇㅇ(211.246) 21.10.18 25 0
326323 잠오는 티 마시고 누움 ㅇㅇ(118.235) 21.10.18 16 1
326322 원국에 없는 오행은 용신이 될 수 없어?? [1] ㅇㅇ(58.127) 21.10.18 67 0
326321 좋다고 말해 그래 계속 그렇게 말해줘 좋았던 그때와같이 평생 사랑할것같이 가이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18 14 0
326318 커뮤를 너무 많이 하면 한남더힐검사커플만 보여 내 인생이 초라해집니다 ㅇㅇ(211.246) 21.10.18 22 0
326317 난 도깨비신부니깡 ! [3] ㅇㅇ(118.235) 21.10.18 20 0
326316 감옥에 갈 인간이 가지못하면 갈 일을 만드는게 우린 운명대로 살고있 ㅇㅇ(211.246) 21.10.18 27 0
326315 먹고 자고... ㅇㅇ(58.127) 21.10.18 15 0
326314 말라서 살찌고 싶다는 애들 막상 살찌면 [2] ㅇㅇ(175.223) 21.10.18 102 9
326312 싫다고 말해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봐 내맘이 떠날것같이 너 다미워질것같이 가이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18 23 0
326311 사람을 너무 못알아봐서 안타깝습니다..눈치가 너무 없으시내요.. ㅇㅇ(211.246) 21.10.18 25 0
326310 인비다남,인다남 이런놈들 남들은 안궁금한데 [1] ㅇㅇ(223.33) 21.10.18 152 7
326309 나도 얼평해줘 [1] 무진(223.39) 21.10.18 63 1
326306 개털인데 왜 사람을 그렇게 못알아보고 붙어서 그러세요 ㅇㅇ(211.246) 21.10.18 23 0
326303 돈을 더번다 vs 돈을 아낀다 ㅇㅇ(223.62) 21.10.18 52 0
326301 기토일간인데 월주에 무토기둥 쌓앗으면 ㅇㅇ(175.223) 21.10.18 98 0
326300 이명박 대통령때 세계경제위기 터진건 ㅇㅇ(124.53) 21.10.18 93 2
326299 뭘 더 얘기해야하냐 전문직도 아니고 학벌도 없고 친척은 전화번호도 모른다 ㅇㅇ(211.246) 21.10.18 37 0
326298 무진은 모성애어필하는남자싫다던데 [4] 무진녀(125.184) 21.10.18 132 3
326297 밥먹고 바로 누워잇어 ㅇㅇ(175.223) 21.10.18 26 0
326294 피해좀 주지말고 좀 가라 내 주변에서 제발 [1] ㅇㅇ(211.246) 21.10.18 42 0
326293 병인일주인데 극혐하는 글자 [4] ㅇㅇ(175.223) 21.10.18 460 0
326292 형님들 이게 제 사주라는데 좋은건가요? Han(104.28) 21.10.18 67 0
326291 방금 사온 육개장 자랑,,, [21] bpf(119.149) 21.10.18 140 0
326289 기어코 감옥에 가고싶어서 기를 쓰는 것을 보면 우린 운명대로 살아갑니다 ㅇㅇ(211.246) 21.10.18 27 0
326287 30대년이 비싼척 하면 같잖음 [1] ㅇㅇ(175.223) 21.10.18 65 1
326286 무식상남이 식상운 들어오면 절제 못함 식상있어도 ㅇㅇ(106.101) 21.10.18 360 0
326285 비4관2인2 <-----이것도 인다야? ㅇㅇ(175.223) 21.10.18 31 0
326283 임수와 신금은 난세의 일간이다 ㅇㅇ(124.53) 21.10.18 160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