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생각해보니까 왠지 귀신 진짜로 본 것 같음

보통 꿈을 꾸더라도 자기 방이 훤하게 보이는 경우는 잘 없지 않음?

의외의 장소나 모르는 장소, 과거에 알던 장소 이런 게 보통 나오거나
아예 배경 자체는 기억 안 나는 경우가 많은데(꿈자체도 깨면 잊으니까)

내가 잠을 자고 잇는 공간이 꿈에서 그대로 나오는 거는
뭔가 꿈이라기보단 가수면(?)상태에서 보는 풍경일 수도 있는 게 맞지 않나 싶음

침대 발부분 쪽에 책상 의자 있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게 머리 엄청 새카맣고 길고 풍성한 여자가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옷도 시커멓고 그냥 전체적으로 다 깜해서 딱 봐도
위험한 느낌이 전해지는 그런 분위기였음

의식도 몽롱하고 흐릿했던 것 같은데 그 이미지는 정말 기억에 남음

그러곤 그 여자 귀신이 내 뒤로 쓱 안겨와서 껴안었는데
얼굴을 잠깐 봤던 것 같은데
하앳는데 이목구비가 무서웠었나 어땠나 그건 기억이 안남
그냥 악몽이라고 생각해서 무의식이 잊은거 같음
근데 누군가 껴안는 그 느낌은 진짜 너무 생생했음

그때부터 가위 눌리기 시작해서 버둥거리다가
무서워서 더이상 뒤도 못 돌아보겠고
절망적으로 체념하고선 기절하듯 다시 잠에 든 것 같은데

이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냥 꿈이 어니라
진짜로 귀신 봤던 거 같음
암만 생각해봐도 꿈이라기엔 내 방 풍경이 그렇게 똑같이
재현된 게 이상하고
그때의 그 감각이나 이미지나 느낌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음

아니면 이게 귀신 꿈 자체의 특징인가
암튼 그 이후로는 뭐 나타나지 않아서 지속성은 없었지만
기가 약하거나 그러면 왜 귀신 꿈 많이 꾼다고 하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기약해지면 귀신 붙는다 본다 이런말
나오는 거 보면 정말인 것 같기도 하고 헷갈리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