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하면 좀 오래 만난 전남친이 있어.
근데 나는 이 사람은 처음부터 좋아한다는 감정으로 만났다기 보다는 연애 경험도 없어 계속 만나다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만났던 사람이야.

말 잘 통하고 성격 괜찮고 서로 연애할 때 돈 아낀 적이 없음.
다만 내가 이 사람을 만나면서 두근거린 적이 한 번도 없다는게 문제지.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

헤어지자고 하니 몇 번 더 얼굴 보자면서 붙잡더라.
사실 그 오랜 기간동안 생기지 않았던 감정이 3개월 6개월 계속 만난다고 생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나도 사람을 만날거는 아니더라도 더이상 만나는건 서로에게 시간낭비라고 여겨서 절대로 다시 만날 생각은 없었어.
그래도 말은 잘 통했기에 인간적인 호감은 있어서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들어줬지.


근데 그 뒤가 문제야.
나는 분명히 전남친한테 너를 좋아하지 않아서 헤어지자고 말하는거라고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했어.
그런데 자꾸 혼자서 삽질을 하더라고.
본인이 이러해서 내가 마음이 식었네, 뭐녜 하면서 아쉽다는 사연을 구구절절하게 읊어 대더라고. 어 그래 이건 ㅇㅋ.
근데 나중에는 해결할 방법을 대화로 풀었어야지 이런식으로 헤어짐을 통보하는건 예의가 아니라면서 화를 내더라고.
아니 ㅆ 안 좋아했다고. 5번을 넘게 쳐 말해도 듣지를 않어.
내가 예의 운운하면서 화를 내고 만나자고 하는게 얼탱이가 없어서 그 뒤로 개빡침.

그 뒤에도 근처라고 잠깐 나오라고 이야기 했다가, 지혼자서 그게 무슨 어려운 부탁이냐고 혼자 빡쳐하다가 뭐 암튼 그딴식으로 굴었음. 나중에는 연락 안 받으니까 자취방 문 앞에서 잠시 이야기 하자고 문 열어달라고 개ㅈㄹ을 떰. 나 그때 자취방에 없어서 다행이었지 안 그랬음 ㅈㄴ 무서웠을듯. 듣기만 하라고 계속 주절댔던 것 같은데, 나중에 내가 무서워? 라고 카톡온 것 보니까 경찰한테 끌려간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

그러다가 갑자기 우울증이다 심신미약이다 이러면서 육계장 무슨 이런 이야기를 하대? 답변은 그냥 혼자 자취해서 그런거니까 집 들어가서 부모님이랑 형제자매랑 단란하게 시간을 보내라고 함.

이제는 갑자기 암이라고 정말로 남은 시간 없다고 전화 한 통만 하고 싶다고 연락온다. 사실이든 아니든 더이상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다시 가족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라는 말만 다시 전해줌.

이 ㅆ발 어떻게 끊어야하냐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