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지만 한남이랑 결혼안해서 다행이다 생각함

지금 암스테르담 휴가중이고
남편(서양)이랑 가을 휴가 받아서 놀러옴
오늘 트램 정류장에서 트램 기다리는데
바로 앞에 한국인 신혼 부부가 지나감

누가 봐도 너무 걸어다녀서 여자가 피곤하고
컨디션 떨어져서 짜증난 상태더라고 (나도 어제 그랬음)
여자가 힘없이 천천히 걷는데 앞서 오던 남편이
여보 빨리빨리 좀 다녀요, 여보 왜케 느려요 하면서 재촉...

여자는 당연히 ㅡㅡ표정으로 아무말 안 함
그러니까 표정 가지고 한남이 지적하기 시작함
여보 지금 나 혼자 좋자고 이래요?
플랜이 있는데 지금 여보가 늦으면 어쩌고저쩌고
여보 표정이 그래서 나도 기분 안 좋아졌어
체력관리 안 되는 건 미안하지만 여보 탓 아니에요?
하면서 여자를 시내한복판에서 조곤조곤 존나 잡더라
여자는 울고 싶은데 여행이라 울지도 못하는 얼굴로 알았다 하고...
더 환장은 여자가 알겠다니까 한남은 지가 이긴 줄 알고
휴 여보 그러니까 내가 유럽 가기 전에 체력관리 해야한다 했잖아요...이지랄남ㅡㅡ
여자분 너무 안타깝고 남자는 개쪽팔려서 같은 한국인인거 티내기도 싫었음

나도 어제 너무 걸어다녀서 딱 여자 같은 컨디션이었거든
근데 내 남편은 밖에서 돌아다니는 내내
내가 ㅡㅡ할때마다 계속 내 눈치보고 괜찮냐 물어봐주고
애교부리고 나랑 같이 손잡고 걍 천천히 걸었음
호텔 와서 마사지 해주고 걍 그러고 끝이었음

그동안 여기 살면서 양남들에 익숙해져서 잊고있었는데
한남들은 기본적으로 배려 자체를 모르는 거 같음
생각난대로 존나 내뱉고
으시대고 생색은 또 존나냄

한남이랑 결혼안해서 다행이다 느끼는 하루였음
그분 부디 한국 가셔서 혼인무효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