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와 소비자가 모두 하락하고 있는 쌀값과 달리 수십년째 1000원을 유지해 왔던 공기밥 가격을 2000원까지 올려 받은 식당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 부담도 그만큼 늘어 쌀 가격 하락에도 소비는 늘지 않는 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쌀 20㎏ 소매 가격은 4만7513원으로 전년(5만5024원)보다 13.7% 하락했다
.산지 쌀 값은 지난달 5일 4만1185원으로 전년보다 24.8%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쌀값 하락에도 일반 식당에서는 공기밥을 1000원이 아닌 2000원에 판매하는 추세다.
쌀값은 떨어졌지만 인건비와 가스값 등 다른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며 공기밥 1000원 공식이 깨졌다.

인천 송도 한 자영업자는 "쌀값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인건비, 임대료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도저히 공기밥 1000원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기밥 가격이 치솟으며 일반 시민들은 주문을 꺼리는 모습이다.

주부 김모씨(40)는 "공기밥을 주문하려다 가격을 보고 멈칫하게 된다"며 "쌀값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공기밥 가격은 올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직장인 성모씨(38)는 "몇십년째 유지된 공기밥 1000원이 깨져 놀라웠다"며 "부담없이 추가하기에는 뭔가 꺼려진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공기밥 가격 인상으로 인해 쌀 소비량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아침밥을 먹지 않는 문화가 확산되며 쌀 소비량은 이전보다 빠르게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민 쌀 소비량은 56.9㎏으로 2012년 69.8㎏ 대비 18.5% 감소했다. 2005년에는 1인당 쌀 소비량이 81㎏에 달했는데, 17년 만에 25㎏가량 줄었다.

쌀 소비량 감소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식생활 변화 등으로 인해 쌀 소비량 감소는 막기 어렵지만 생산량은 되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88만2000톤으로 전년(350만7000톤)보다 10.7% 늘었다.
올해는 25만톤 가량이 초과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량은 줄고, 생산량 감소폭은 크지 않은 상황에 쌀값 하락, 농업 붕괴 등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쌀 의무화 격리를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초과 생산량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량 증가를 위해 학교 구내식당 아침 재정 지원과 식생활 교육 사업, 쌀 가공품 생산 등의 촉진을 위한 지원사업 등을 하고 있다.
쌀보다 밀과 육류 등이 익숙한 10~20대의 입맛을 바꿔 자연스러운 소비량 증가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소비 촉진 관련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식량 자급률 제고와 함께 주식인 쌀 소비 증가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