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KBO 공인구는 표면적으로 1㎜ 더 커지고 1g 더 무거워졌다. 실밥도 조금 낮아지는 대신 폭이 넓어졌다.

손의 감각이 민감한 투수들은 변화를 단번에 알아챘다. 처음에는 어색함을 느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이미 적응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들은 “공이 커졌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고 했다.

투수들이 느끼기에는 작은 변화이지만 타격에서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마운드에서 체감하고 있다. 두산 함덕주는 “빚맞은 타구 같은 경우에는 더이상 안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한화 장민재도 “올해는 ‘아, 넘어가나?’ 싶었는데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향이 있더라”고 했다.

다만 변화구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일부 선수들은 포크볼을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서 던져야하는 포크볼은 공 크기에 따라 그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키움 김상수는 “그립을 끼워보면 공이 커진게 느껴진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포크볼 구속이 2~3㎞ 줄었다”고 했다. 한화 박상원은 “포크볼은 조금만 손에서 빠져도 장타로 연결된다. 또한 공을 쥐는 악력과 관련돼 있어서 더 예민해진다. 적응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반면 더 좋은 영향을 미치는 변화구도 있다. 염경엽 SK 감독은 “지금 공 크기와 실밥 모양이 투심 패스트볼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미국 공과 비슷해서 투심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했다. 두산 유희관은 “변화구가 잘 떨어지는 것 같다. 체인지업도 움직임이 좋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