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최주환(31·두산)이 배터 박스에서 서 있는 위치를 바꿨다. 

이천 베어스 파크에서 26일 두산과 상무의 퓨쳐스 리그 경기가 열렸다. 최주환은 3번 2루수로 선발출전했다. 1회 타석부터 중전안타로 출루하며 연속경기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3회 타석에선 방망이를 호쾌하게 휘둘렀으나 우익수 뜬공 아웃. 

그런데 3회 타석의 최주환은 달랐다. 스탠스 위치를 조정하며 배터 박스의 맨 앞에 섰다. 투수와의 거리가 한 보 이상 가까워졌다. 결과는 6구 승부끝에 중견수 뜬공 아웃. 

최주환은 배터박스의 스탠스 위치 조정에 대해 “상대투수(최민준)의 구속이 144km까지 나오길래 첫번째와 두번째 타석에서 공을 많이 봤다. 세번째 타석에서만 그 실험을 했다. 배터박스에서 10cm 앞으로 움직이는 것도 쉬운게 아니지만 체감속도를 더 느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엔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최주환은 “안타가 되진 않았지만, 파울 홈런이 나왔는데 타구 내용이 괜찮았다. 허리회전이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최주환은 옆구리 내복사근 부상으로 재활했는데, 이날 파울홈런으로 부상의 미련을 지워버렸다는 의미. 

최주환은 자신의 현재 몸상태에 대해서는 “(내복사근) 회복하는데 기간이 좀 걸렸지만, 확실하게 낫는 부분이다. 근육이 잘 붙어 운동능력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오늘 경기 내용처럼 최근에 타구를 힘있게 때리고 있다. 안타가 나오고 안나오고 보다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태형 감독은 이번주 최주환의 1군 콜업을 예고한 상태. 타순은 3번 또는 5번 자리를 생각중이다. 

이에 대해 최주환은 “부담은 없다”고 말하며 “꾸준히 묵묵하게 하겠다. 1년 끝나고 성적표를 받겠다. 작년 팀에서 갑자기 4번을 쳤는데 초등학교와 상무때 이후 처음이었다. 그런데 네 번째로 들어가는 타자라고 생각하니 중압감이 덜했다. 지금도 타순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라고 했다. 어느 자리에서든지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1군 복귀를 목전에 둔 최주환은 지난 4월 7일 경기를 잊지 못한다.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이 당시 재활 후 복귀한 그에게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그때를 회상하며 최주환은 “한국시리즈 이상의 임팩트였다. 아직도 첫 타석에서 들었던 함성이 느껴진다. 1군에 올라가면 다시 실력으로 그 함성에 보답하겠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