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잠실 전영민 기자] "진심으로, 선수들이 정말 너무 대견하다.
두산이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 홈경기에서 6-5로 짜릿한 끝내기 승을 거뒀다. 88승1무55패로 SK와 동률이지만 상대전적에서 앞선 덕에 정규시즌 챔피언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경기 초반 세스 후랭코프가 흔들리면서 선제점을 내줬다. 동점을 만든 뒤엔 유희관의 폭투로 다시 리드를 내줬다. 그래도 두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NC를 물고 늘어졌고 김인태의 3루타에 힘입어 기어코 5-5 동점을 만들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선 박세혁이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기적을 일궜다.
다음은 승장 김태형 두산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A. 좋다.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너무 좋다.
Q. 힘든 경기였는데 승리를 확신한 순간은.
A. 2-2, 2루에서 어느 정도 확신을 했는데 느낌이 조금 좋지 않았다. 노진혁 때 희관이를 바꾸려다가 안타를 내줬다. 굉장히 여운이 남았다. 3점 내주면서. 그래도 잘 막으면 3점은 한 이닝에 얼마든지 점수 날 수 있으니까. 선수들 너무 잘하고 있다라는 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Q. 칭찬하고 싶은 선수는.
A.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글쎄 오늘은 뭐 특별히 누가 어떻다기보다는 전부 다 잘해줬다. 김인태가 중요했다. 사실 재호나 경민이가 빠른 볼에 조금 밀리는 편이라 기대를 조금 하지 않았는데 잘 쳐줬다.
Q. 오늘 경기에선 대타 작전이 잘 먹힌 것 같다.
A. 대타가 시즌 내내 안먹히다가 오늘에서야 먹혔다. 사실 8회 노아웃 호세 타석에 승부를 걸으려고 했다. 상대 불펜에는 원종현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있는데 김인태가 빠른 공에 대처 능력이 있어서 대타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잘 들어맞았다.
Q. 올시즌을 돌아보면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던 원동력은.
A. 페넌트레이스 우승할거란 생각은 사실 못했다. 처음 시작할 때 부상이 많았다. 최주환도 베스트로 못들어오고 해서 올해는 4강 드는 것도 다행이겠다 싶었다. 초반엔 1∼2점차 승부를 선수들이 잘해줬다. 거기서 패가 많았으면 힘들었을텐데 어려운 경기를 버텨가면서 잘 해냈다. 나머지 선수들이 그 역할을 100% 다해주진 않았지만 골고루 자기 역할을 해준 것 같다.
Q. 잘 싸워준 NC에 해주고 싶은 말은.
A. NC가 베스트로 나와서 사실 조금 부담감이 우리와는 다르다. 그쪽도 이틀이나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다 나왔는데 의지가 리드를 그렇게 할 줄 몰랐다. 하나 정도 넣어줄 줄 알았는데 끝까지.. 그래도 좋은 경기를 했다. 졌으면 섭섭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Q. 그래도 우승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텐데.
A. 감독하면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올라왔는데 하나도 없다. 나는 그냥 일반적인 감독이다. 팬들한테 욕먹을 때도 있고 어느 선수가 스트레스 받고 똑같이 생활하는 감독이다. 시간 지나면서 다 없어지는 것이다. 감독인 것 외에는 피부에 와닿는 게 없다. 유니폼 입고 있는 감독 난 그저 그뿐이다.
Q. 개인 기록을 되새겨보진 않는지.
A. 내 개인 기록, 그걸 누가 알아주나. 난 그냥 유니폼 입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내 현실에 충실할 뿐이지 한국시리즈 가고 이런 건 담아두지 않는다. 하루하루 지나면 모두 없어지더라.
Q. 작년과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른가.
A. 똑같다. 선수들이 준비하는 과정이나 모든 게 똑같다. 지난해 마치고 선수들이 위로보다는 비난을 받았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오늘도 1위했는데 지난해처럼 그러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1위 자체가 값진 것이라 생각한다. 부상도 말도 못하고 하는 걸 봐왔기 때문에 너무나 값진 것이고 그 사이에 선수들도 5년째 코리안시리즈를 하니까 본인들 스스로 잘 관리하고 알아서 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또 코리안시리즈는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양의지가 빠진 상태에서도 코리안시리즈, 박세혁에게 한 마디 하자면.
A. 내 맘속의 MVP는 박세혁이다. 첫해부터 주전 포수 풀타임하기 쉽지 않다. 잔부상도 있고 아픈 데도 있지만 전혀 티도 안내고 피곤하단 티도 안낸다. 너무 잘해줬다. 양의지란 최고 포수가 팀을 떠났지만 그 자리를 세혁이가 충분히 메워줬다라기보다. 사실 그런 것 같다. 누가 그 공백을 메우는 게 아니라 남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다. 성적들이 안좋았지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즌 내내 봐왔다. 코칭스태프에게도 너무 고맙다.
Q. 아까 박세혁과 진하게 포옹하던데.
A. 지가 먼저 나한테 안기더라. 오늘 나한테 리드 때문에 혼나서 그런건가. 그런데 조금 대견스럽다. 우리 포수기 때문에 얼마나 힘들다는 걸 안다. 특히 이런 중요한 순간엔 손가락이 움직이질 않는다. 정말 대견하다.
Q. 더블헤더가 지금을 만들었다고 봐도 되는 건가.
A. 1위를 잡겠다라는 확신보다는 어떻게든 2위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블헤더 잡으면서 2위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다보니 이렇게 돼서 1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어떻게 잘 마무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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