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2019.10.25. 오후 11:02

최종수정2019.10.25. 오후 11:02



[스포츠월드=고척돔 최원영 기자] 어제의 경험이 오늘의 이용찬(30)을 만들었다.

두산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으로 통합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선발투수 후랭코프에 이어 이용찬이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아웃카운트 9개를 책임졌다.

이용찬은 정규시즌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마무리를 맡았다. 두산은 올해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베테랑의 힘을 믿었다. 믿음은 적중했다.

이날 승부처는 7회였다. 후랭코프가 무사 1,2루를 만든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원 등판한 이용찬은 송성문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박동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중계 플레이로 제리 샌즈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박건우, 박세혁의 수비 도움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이지영을 땅볼로 돌려세우며 7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8,9회도 각각 세 타자 만에 이닝을 마치고 안정감을 자랑했다. 3이닝 2피안타 무실점, 총 투구 수는 30개였다.

경기 후 이용찬은 “7회 승부처에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 주셨다. 무조건 최소 실점으로 막자고 생각했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내줬는데 그냥 ‘어~ 안타 맞았구나’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4점 차니까 희생플라이와 병살타로 1점만 주자고 계획했다. 상대(샌즈)의 주루 실수가 나와 다행이었다”며 “솔직히 지난 1차전 때보다 컨디션이 안 좋았다. 수비수들이 도와준 덕에 쉽게 풀렸다. 끝까지 던질 거라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다 보니 올해는 선수들 모두 준비하는 게 남달랐다. 나도 마음가짐이 평소와는 다르더라”며 “4차전도 등판한다면 무조건 자신 있게 던지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단단한 멘탈의 비결을 묻자 “많이 힘들었거든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용찬은 2007년 두산의 1차 지명자다. 2008년 데뷔해 8경기를 소화했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를 누볐다. 2009년과 2010년 마무리투수로 각각 세이브 26개, 25개를 수확하며 활약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마무리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땐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이제는 경험도 많아지고 연차도 쌓였다. 덤덤해지고 무뎌졌다”고 덤덤히 돌아봤다.

한편 이날 7회 정확한 홈 송구로 이용찬의 무실점을 도운 우익수 박건우는 “용찬이 형이 맛있는 거 사준대요”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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