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7명의 FA는 분명 큰 손실이다. 그렇지만 두산은 이미 완벽한 리빌딩의 길을 걸어왔다. 김현수, 양의지 등 거포들의 이탈을 겪는 동안 만년 유망주였던 오재일을 중심 타선으로 키워냈고, 김재환도 4번 타자로 든든히 두산 타석을 지켰다. 민병헌이 빠진 상위타선 자리는 박건우와 허경민이 꽉 채웠고, 이영하 이형범 등 어린 투수들의 성장세도 눈부셨다. 양의지의 백업 포수였던 박세혁의 눈부신 성장 역시 두산의 가장 값비싼 성과 중 하나였다.

이번 마무리캠프가 첫 번째 시험대다.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는 1.5군 선수들 위주로 하고 있다. 수정해야 할 부분을 체크하고, 방향을 잡으면서 겨울 동안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 올시즌 부족했던 점을 마무리 캠프 기간 동안 습득하는 연습을 시키려 한다”며 큰 계획을 공개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 등의 과정을 거쳐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시간을 두고 지켜볼 전망이다.

‘화수분 야구’는 두산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거액을 들여 FA 전쟁에 뛰어들지 않고도 내부 선수들을 육성하고, 유망주를 키워내며 끊임없이 성장을 위한 페달 질을 해왔다. 탄탄한 기반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이제 두산은 여러 군데로 시선을 돌리며 다가오는 세대교체에 대한 준비를 천천히 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