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한국학자 26인이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설강화'를 위해 나섰다.



10일 배경윤 조지아공대 한국학 조교수 등 학자 26명은 "디즈니플러스에 제공되는 한국드라마 '설강화'(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에 대해 한국학자로서 편지를 쓴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루크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에게 전달했다.


한국학자 26인은 "국제적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근현대사라는 맥락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사학자, 근현대사 교수 등의 전문가의 소견을 찾고 결정을 내리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창작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드라마가 온전히 "픽션"이라는 변호는 해당 픽션이 실제 역사에서 너무도 많은 디테일을 가져올 때에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설정들을 꼬집었다.



'설강화'는 당초 여자주인공 이름이 '은영초'였다. 은영초는 실제 민주화 운동가셨던 천영초 선생의 이름으로 논란이 일자 '은영로'로 변경했다. 또한 베를린을 통해 대학원생으로 위장해서 들어오는 남파간첩의 설정이 동백림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 여주인공의 "유순하고 섬세한" 아버지, "은창수"라는 캐릭터는 등장인물 프로필을 자세히 살펴보았을 때, 이는 광주 학살의 주동자라고 불리워진 20사단장 박준병의 프로필과 유사한 점이 눈에 띄게 많은 점을 짚었다.



한국학자들은 "우리는 미디어 표현의 자유, 예술적 라이선스 사용을 깊이 존중한다. 역사를 표현하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이 있다고 가정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허구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방송할 수 있는 드라마 제작의 권리를 존중한다. 그러나 근현대사가 생소한 해외 시청자들의 경우는 다르다. 실제 인물, 사건이 언급되는 구체적인 세부 사항들이 사용된다면 이전까지 항쟁했던 사람들의 주장이 무력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