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유새슬 기자,윤다혜 기자 =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4000억짜리 도둑질"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 이전에 나온 이같은 발언으로 사업 특혜 의구심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4년 11월5일 작성된 '정영학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4000억원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며 "이것은 문제 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이 작성된 2014년 11월은 화천대유가 설립(2015년 2월6일)되기 전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4년 1월 설립됐지만 공사가 대장동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것은 2015년 2월13일로 녹취록 발언보다 늦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남 변호사 수사 당시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는 검찰에서 "김만배씨가 저에게 게이트라고 말하면서 4000억원짜리 도둑질일 수 있다고 했다. (화천대유가) 하나은행 뒤에 숨어 있으니까 그런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날 조선일보는 김만배씨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김용 당시 성남시의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의형제를 맺었다는 녹취록 속 남 변호사의 진술을 보도했다. '의형제' 녹취록이 작성된 시점은 '4000억 도둑질' 녹취록보다 앞선 2014년 6월29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사업 본격화 이전부터 이권을 노린 사전모의 정황과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4000억짜리 도둑질 완벽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문제되면 게이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 남욱이2014년 11월 하나은행 관계자에게 '무간도 영화 찍는 것처럼 공사 안에 우리 사람 넣어놨다'고 했다"며 "치밀한 범죄 전략이 있었던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압박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4000억원 녹취록' 발언을 언급하면서 "(녹취록이 작성된) 2014년11월에는 이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돼 있었다"며 "유동규, 김만배, 정영학 기소로 끝날 게 아니고 대선이 얼마 안 남았지만 몸통인 '그분'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녹취록과 100개가 넘는 녹음파일이 법원 결정에 의해 피고인들에게 공유됐다"면서 "녹취록에 기초해 사법 처리가 돼왔기 때문에 숨길 수 없으며 수사기관은 진상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