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과 인수위원회 주요 분과가 자리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과 비서실, 인수위 분과 사무실 등을 마련하는 단계부터 소통을 중시해 직접 배치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5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윤 당선인 집무실은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 건물 4층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그 앞엔 장제원 의원이 사용할 비서실장실이 있고, 귀빈을 맞이할 접견실이 자리 잡았다. 참모진과 회의를 할 공간도 집무실 바로 옆에 마련돼 있다.

그 아래층인 3층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의 사무실이 있다. 또 안 위원장이 직접 맡게 된 코로나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비롯해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청와대개혁 태스크포스(TF) 사무실도 3층에 꾸려졌다. 인수위 전체 운영 기획을 수립하고 분과별 활동지침을 마련하는 기획조정분과도 위원장실 바로 앞에 위치한다. 행정실, 정무실, 대변인실 직원들도 3층 식구들이다.

2층은 인수위 주요 분과들이 모여 있다. 당초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으로 갈 것이 예상됐던 경제1·2분과를 비롯해 정무사법행정분과, 외교안보분과가 들어섰다. 분과들 사이의 활발한 협의 과정을 위한 회의실도 마련됐다.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위원장실도 2층에 위치한다. 또 향후 지명될 국무총리 후보와 국무위원 대기실도 미리 만들어졌다. 1층은 각종 행사가 진행될 대회의실과 함께 디지털플랫폼TF와 정부·공공혁신TF 실무진이 일할 공간이 있다.

윤 당선인 측은 애초부터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이번 인수위는 통상적으로 활용됐던 삼청동 금융연수원 건물도 활용할 계획이지만, 정부서울청사·청와대와 접근성이 좋은 통의동 사무실에 더욱 힘을 실었다.

10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이 건물에서 인수위를 꾸릴 땐 건물 3~4층, 즉 두 층만 활용했지만 이번엔 1층부터 4층까지 모든 층을 쓰기로 한 것도 통의동 사무실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

이번 인수위에선 7개 분과 중 5개 분과 사무실을 포함해 국민대통합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코로나위기대응특위 등의 사무실까지 모두 당선인 집무실이 위치한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들어선 점이 특징이다. 삼청동 금융연수원에는 과학기술교육과 사회복지문화분과 사무실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 밖에 통의동 사무실에 있는 분과의 실무진 일부가 삼청동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 인수위 관계자들이 주요 결정 사항을 발표하는 브리핑룸도 이곳에 자리 잡는다. 삼청동 사무실은 통의동 사무실로부터 걸어서 25~30분 거리다.

집무실이 있는 공간에 인수위 실무자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최대한 많이 위치시킨 구상을 두고 당선인이 실무진과 소통하는 등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윤균 기자(gy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