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부의 '무자녀'를 조롱하는 제목이 달려 있다. /노웅래 페이스북
보름전,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에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자식이 없다는 사실을 조롱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을 빚었다. 노 의원은 “내가 올린 게 아니라 해킹범의 소행”이라며 “해킹범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2주가 지난 22일에도 고소장은 접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조선닷컴은 2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노웅래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해킹범 고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경찰서 답변은 “그런 사건은 고소‧고발이 정식으로 들어온 바 없다. 따라서 현재까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대선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8일 노웅래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과 사진으로 시작됐다. 당시 노 의원이 올린 게시물에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석열이와 건희는 절대 못하는 행동이죠’라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앞서 윤 당선인은 과거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는 취지의 가정사를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일자 노 의원은 공지를 통해 “(페이스북) 비밀번호 변경을 3년 넘게 안 하다 보니, 유출이 되었을 수도 해킹이 되었을 수도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저 또는 보좌진이 해당 콘텐츠를 올린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사안에 대해 즉시 수사의뢰를 하고 경위가 파악되는 대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 의원은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라며 마포경찰서장 직인이 찍힌 문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임시접수확인증’이란 제목 아래에 고발장을 접수했음을 확인해놓은 문건이었다. 어떤 내용으로 고발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지난 8일 노 의원이 고발장을 접수했다며 올린 게시물. /노웅래 페이스북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임시접수는 말 그대로 임시접수이고, 당시 제대로 고발 요건을 갖춰서 오지 않았다면 경찰로서는 고발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노 의원 측에 경위를 물었다. 노 의원 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그냥 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하러 갔는데 경찰 측에서 정식 고소‧고발장을 접수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서 고소·고발장은 민원실에서 볼펜으로 6하원칙만 제대로 적어내도 접수가 된다.

그럼에도 노 의원 측은 “경찰 측에서는 정치적 사안이다 보니까 스스로 움직이기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번 달 안에 정식 고소‧고발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