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5일, 코스피 상장사인 계양전기에서 246억원의 횡령 공시가 나왔습니다. 이 회사 재무팀 대리로 6년 정도 근무한 A씨가 회사 자기자본(1926억원)의 12.7%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돌린 겁니다. 유흥과 도박 등으로 횡령금 대부분을 탕진한 A씨는 횡령금 중 37억원만 회사에 자진 반납했습니다. 계양전기는 공시일부터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어제는 LG유플러스 팀장급 영업직원 B씨가 회삿돈을 최대 80억원 빼돌리고 잠적한 일이 있었습니다. B씨는 초고속 인터넷, IPTV 등 '홈 영업'을 담당했는데, 대리점들과 짜고 가상의 고객사와 허위 계약을 맺은 뒤 회사가 대리점으로 지급하는 수수료를 가로챈 겁니다. LG유플러스는 B씨에 업무상배임죄로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오늘은 화장품 업체인 클리오가 사업보고서에서 팀장급 직원 C씨의 횡령으로 2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회계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C씨가 거래처에 화장품을 제공하고 물품대금을 개인적으로 수취한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횡령으로 인한 피해금액은 2020년 클리오 연간 영업이익(62억원)의 3분의1에 달합니다. 이 사건으로 클리오는 장중 8% 이상 하락했습니다.

올해 유독 횡령사건이 많아졌습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횡령 사건으로 잡히더라도 횡령액을 전부 회수하는 경우는 드문 탓에 이를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횡령 범죄는 지난 2014년 3만8646건에서 2017년 5만2610건, 2020년 6만539건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2020년 발생한 횡령 범죄의 총 피해액은 2조7376억원인데, 회수한 금액은 1312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0.04%에 불과합니다. 피해액을 전부 회수한 사건도 7953건으로 전체 사건 가운데 13% 수준에 그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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