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안까지는 아니고 작업실 주소를 범죄에 이용한거 아닐까하는 의심이 듬

내가 작년에 엄청 아팠던걸 갤에다 몇번 쓴적이 있는데

그때 한 3개월 가까이 작업실이 완전히 비워져있었음

입원했다 퇴원하고도 혼자 운신을 못하니까 당연히 작업실에 안왔지

내 작업실은 원베드룸 오피스텔이거든

아무튼 퇴원하고 어느정도 몸이 추스러들었을때

딱히 일을 하려고 한건 아니고

그냥 혼자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하려고 작업실에 다시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어느날 작업실 앞에 모르는 사람의 택배가 와있는거야

'누가 주소를 잘못 적었나보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업실에 있다가 집에 가려고 나가니까 택배가 없더라

그래서 택배 아저씨가 회수해갔나보다 했지

이후로도 잘못 온 택배가 두번정도 더 있었어

근데 세번째는 며칠이 지나도 안가져 가는거야

그래서 택배회사에다 전화를 함

택배가 잘못 왔으니까 그런 사람 여기 안사니까 가져가라고 전화함

택배회사 상담원이랑 통화하는데 한 20분은 넘게 걸린듯

연결 진짜 안되더라

근데 며칠후에 작업실에서 빈둥거리는데

누가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거야

올 사람이 없어서 뭐지 하면서 나갔는데

사복 경찰이 '여기 누구 누구 살지 않냐?'고 묻더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고

당연히 모른다고 했지

그때 사복 경찰이 신분증을 보여줬는데

당시에도 나는 퇴원한지 얼마 안돼서 사실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아서 경찰의 이름까지 외워놓겠다는 생각은 못함

아무튼 누구 누구가 내 작업실에 산다고 해서 왔다는데

여긴 사는곳이 아니라 내가 일할때 쓰는 공간이라고 얘기하고

근데 요즘 모르는 택배가 몇번 오기는 했다는 얘기도 했어

아무튼 내 상태는 누가 봐도 정상인 상태가 아니었어서 몇가지 물어보고 가더라

그리고 나서 또 며칠뒤에

그날은 내가 작업실에서 잠을 잔 날이었어

간만에 일 좀 하다가 집에까지 갈 기력이 없어서

부모님한테 전화하고 작업실에서 쓰러져서 잠이들었는데

아침 일찍 또 누가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들겨서 나갔더니

이번엔 정복경찰이 왔음

우리 오피스텔에서 누가 소음신고를 해서 왔다는데

나는 그냥 잠만 자서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런거 저런거 또 물어보더라

근데 좀 이상하다고 얘길 했지

내가 좀 많이 아파서 여기를 한 3개월 가량 비웠는데

돌아와 보니까 모르는 택배가 오고

갑자기 경찰 아저씨가 찾아오고 그러는게 이상하다고 얘기했음

위에도 말했지만

당시에 나는 누가봐도 '환자'였음

목에는 큰 수술 흉터가 있고

지금 보다 더 말라서 얼굴에 핏기도 없고

무엇보다 젊은 여자의 머리가 빡빡 머리임

그러니까 같이 온 경찰 아저씨중에 나이가 좀 지긋하게 있는 아저씨가

'혹시 무슨 일 있으면 기탄 없이 말하라'고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더라

그 이후로는 잘못 오는 택배도 없고

더이상 경찰이 찾아오지도 않긴하지만

몇달간 가끔 그때 일을 생각해보면 이상해

누군가 비워져 있는걸 알고

작업실 주소를 이용해서 무슨 범죄를 저리는건 아닐까?

그때 형사 이름을 외워놓았더라면

무슨일인지 꼬치꼬치 물어볼 수 있었는데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