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야합으로 비판받는 중재안도 국민이 피해자라는 본질에서는 원안과 차이가 없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원안은 완전히 박탈했고 권성동 의원이 중재 성과라고 자랑했던 것과 달리 경찰이 이첩한 사건의 동일성이 인정된 범위 안에서만 검찰의 보완수사를 가능하게 했기때문에 중재안도 실효성이 없다. 가령, 경찰이 장애인 시설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수사해서 검찰에 이첩했다고 가정해보자. 피해자 A가 강제추행 피해를 입은 성범죄 말고도 친구 B에 대한 금전갈취나 사기가 있었다는 것을 검사가 인지해서 수사를 확대하려고 해도 피의자 갑의 변호인이 별건수사라고 주장하면 검사는 수사를 할 수 없다. 심지어 A가 또 다른 성범죄를 당했다고 추가 진술을 해도 변호인은 범죄의 동일성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검사의 수사를 방해할 수 있다. 경찰에게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청했다고 해도 범죄를 신속하게 단죄하지 못하고 시간을 질질 끌게 된다. 피의자에게는 증거를 인멸하고 법망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결국, 힘없는 국민들은 범죄자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일본은 검찰이 권력자들의 범죄를 불기소로 덮어주려하거나 정치에 개입할 목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검찰심사회' 제도를 도입했다. 필자는 검찰개혁 주장이 나올때마다 일본의 개혁방향을 참고해야한다고 주장해 왔다. 끝으로, 국민의힘은 소수당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거대당의 입법농단을 의석의 부족으로 막지 못해도 소수당이 최선을 다한다면 국민들은 그 공로를 인정해 줄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소수당에 덕이 될 수 있다. 원안이든 중재안이든 국민들의 피해는 동일하고, 국회의원들만 수사를 피할 수 있는 법안이기에 야합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정치인 당신들의 인생에서 단 한 시간만이라도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한다면, 이런 짓들을 벌일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