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2. 05. 05. 13:36 수정 2022. 05. 05. 14:06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인터뷰 기사를 스스로 작성해 미국 매체에 돈을 주고 실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5일 드러났다.

한 후보자 딸은 미국 ㄴ매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교육 격차를 좁히며 한국의 소외된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인재’로 소개됐다. 해당 매체는 한 후보자 딸을 2018년 정부 인증 비영리 단체를 만든 설립자로 소개하며 한 후보자 딸과 그가 봉사활동 등을 한 복지관 관계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복지관 관계자는 “(한 후보자의 딸 단체의 봉사활동으로)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헌신적인 교사들의 도움으로 우리 아이들은 실제로 많은 발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외국 매체와 인터뷰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한 적 없다. 제 인터뷰를 싣겠다는 사실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한 후보자 딸이 자기들(단체)이 어떤 도움이 됐는지 물어봐서 몇 마디 말을 해 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 딸 쪽이나 입시컨설팅 업체 등이 직접 기사를 자작해 매체에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 딸은 이 기사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며 “혜택을 받은 학생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제가) 학생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가진 능력과 미덕을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사 하단에는 비영리단체의 온라인 주소도 함께 기재됐다.

한 후보자 딸은 이 매체뿐 아니라 지난해 미국의 ㄹ매체와도 인터뷰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두 매체 모두 ‘당신의 기사나 인터뷰를 실어드린다’는 내용의 기고 광고를 해왔다. ㄴ매체 가격은 온라인에 기사만 출고되는 베이식은 40달러, 관련 이미지가 사이드바에 뜨는 기사는 스탠더드로 분류돼 50달러였다. 프리미엄은 105달러로 뉴욕 뉴스사이트에 게시될 수 있다고 적혀있다. ㄹ매체는 65달러를 내면 ‘당신의 기사나 인터뷰를 실어드립니다’라는 광고 냈다.

두 매체 모두 공식 언론사가 아닌 언론사인 것처럼 꾸민 홍보 사이트로 보인다. 기사에 기자 바이라인(이름)이 없거나 편집팀 이름으로 작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 딸 인터뷰 기사도 기자 바이라인이 없이 게재돼 일정 금액을 내고 작성됐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현재 한 후보자 딸 인터뷰 기사는 <한겨레>의 ‘한동훈 딸도 부모 찬스로 대학진학용 기부 스펙 의혹’ 보도 이후 모두 삭제된 사태다.

한 후보자 쪽은 해당 의혹에 대해 “(한겨레의) 허위보도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하였으므로 관련 질의에 따로 답변 드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