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완투수 조정훈은 올해 벌써 몇차례나 짐을 싸고 풀렀다． 그는 롯데 1군과 2군 사이를 가장 자주 들락거리고 있는 선수다．

　2군 에이스 조정훈은 이용훈의 손톱부상으로 지난 5월 8일 처음 1군에 등록됐다． 등록 당일 사직 한화전에 등판해 7이닝 2실점의 호투를 선보여 진가를 입증했다． 그러나 이용훈이 돌아온 후 조정훈은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로이스터 감독의 호출을 기다렸던 조정훈에게 다시 기회가 온 것은 6월초． 로이스터 감독은 6월 8일 사직 SK전에서 조정훈을 선발로 쓰기 위해 1군 등록 없이 그를 선수단에 재 합류시켰다． 이용훈의 선발을 한 차례 거르게 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8일 비가 온다는 예보 탓에 로이스터 감독은 끝내 조정훈을 1군에 등록시키지 않았다． 조정훈은 1군 마운드에 서지도 못한 채 다시 2군행 보따리를 싸야했다．

　20일 LG와 3연전을 위해 잠실 원정을 온 롯데 선수단에 조정훈의 모습을 다시 발견했다． 올해 3번째 합류로 역시 1군에 등록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22일 경기에 선발로 나올 예정이었던 송승준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려고 조정훈을 재차 부른 것이다． 조정훈은 일단 22일 선발로 내정됐다． 그런데 22일 또 비 소식이 있다． 비올 확률이 높아지면 조정훈을 선발로 예고하기 힘들어 진다．

　1군에는 자주 올라오는데 정작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조정훈은 속앓이만 한다． 22일 선발 출전을 통보 받았지만 "또 비가 오면 어쩌죠?"라며 불안해 했다． 심지어 그는 "차라리 패전처리로라도 1군 무대에 서고 싶은데．．．"라고 말했다． 다시는 짐을 싸기 싫은 조정훈은 답답한듯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은 비가 올것처럼 찌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