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거래하는 작은공장 의 사장이 있는데
그사람이 참 일도 잘해주고, 납기도 잘맞추고, 단품도 아주 깔끔하게 잘나와..
 
설계를 배운적은 없는데선반,밀링만 30년 가까이 해온 장인이다 보니까.. 어지간히 눈대중으로 이게 버틴다 못버틴다 이런걸 아는거야
그러니까 어지간한 설계쟁이보다 설계를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경우가많아

그래서 내가 힘든게 있으면 그분찾아가서 음료수라도 사들고 가서 조언을 청하는 경우가많았지

중졸 출신이었는데.. 존나 웃긴건
돈을 무조건 현찰거래만 한다는거
그렇게 하는데도 일이 30일씩 밀려있어서 예약을 안하면 그사람한테 일을 맡길수가없다.

그만큼 클라이언트들에게서 받는 신임이 대단하지
뭐.. 단품가공뿐만아니라 설계 과정이나 조립까지 전부 참여해서 도와주니까
그런 양반들은 입소문나는것도 피곤하다고 별로 안좋아하니까 아예 우리같은 설계자들은 남들한테 그런 양반의 존재 자체를 알리질않지

중졸임에도 특허를 몇개씩 가지고 있고.. 아들을 기계과 졸업시켜서 설계쟁이 만들고 며느리를 3D 전문 모델러를 들이더라
본인은 가공품 만들어내고
아들을 일부러 센서회사에 취직시켜서 센서공부 시키고있다고 넌지시 알려주더라고..

뭐 이쯤되면 설계단계부터 마지막 가공까지.. 그 집안에서 다 해먹을수가 있으니까
기계제품 개발하는것쯤은 뭐 우습지도않지..
뭐 본인꿈이 가족들끼리만 딱 제품제작하는거라고 말하니.. 그런데 그게.. 가공에 30년 쏟아부은 장인이 축이되서 말을하니까
아주 현실감이 넘치더라고.. 부럽더라

공장은 좆만하고 내부에는 칩이랑.. 이런게 뒹굴고 존나게 지저분하고.. 옷도 수더분하게 입고다니면서
차는 완전 호화스럽고.. 아파트도 존나 비싼데서 살고있더라고

가공에대한 시선이 바뀐 계기가 바로 저 장인때문이었다.
나도 그전에는 가공쟁이들 엄청무시했었거든.. 그런데 그마저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