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거 없다.
쟨 도대체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살껀지.
오죽 못났으면... 쯧쯧.
하는 주위 시선이다.
처음엔 호감으로 다가오던 사람들이 이젠
살짝 무시한다.
이번 20일이 되면 알바 한 지 딱 5주년이 된다.
2006년 여름. 난 청운의 꿈을 품고 여기서 알바를 시작했다.
으레 그렇듯 대형마트 알바를 오래하다 잘 풀리면
정직원이 될 수 있다.
암튼 나에게도 알바한 지 2년이 되던 해에 기회가 찾아왔다.
마트 정직원 채용 공고가 뜬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샘솟았는지
나는 당시 팀장한테 찾아가 추천서를 써 달라고 했다.
평소 내 성격을 잘 알던 팀장은 약간 주저하며 추천서를
써 주셨다. 그래서 서류전형은 무사통과했다.

난 정말 열심히 면접준비를 했다.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사고가 경직된 난 자기소개와 예상되는 질문을 추려서 달달 외웠다.

면접 당일.
딱 20분만 얼굴에 철판깔자고 수도 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소심한 내 성격은 그 날 빛을 발했다.
면접관이 자기소개를 시키길래 너무 떨려서 버벅거렸다.
외워서 한 게 너무 티났나보다.
면접관의 한 마디에 난 하얗게 질렸다.
외우지 말고 하세요.
그 뒤론 아무 생각이 안 났다.
기억나는 거라곤 면접관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 뿐.

그 뒤로 아무도 나에게 추천서를 써 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데로 샜는데
알바 5주년이 되는 20일에 과감히 그만 둘까 고민 중이다.
월 100으론 정말 살기 힘들다.



From dcinside app for Andr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