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고 빠릿하고 항상 웃고 성격도 착하고 발랄한 스무살 남자애가 있었어
애가 군대갈때 되다가 특례를 하고싶어서 지원했지
근데 마침 공장에서는 분위기가 그랬어
요즘 생산직 사원들도 그렇지만 특히나 특례병들은 회사에 애사심이 없다고 ㅋㅋ

미친 씨발 기계도 도깨비조루방망이같은거 던져주면서 돌리라 지랄이고
현장에는 좆도 투자 안하면서 대기업 흉내낼라고 쓰잘데기없는 사무실 부서나 늘리고
대놓고 사무직 생산직 차별대우 팍팍 하는데 누가 애사심을 가져

아무튼 조회시간에 모이는데 차장이랑 저 꼬마놈이랑 같이 들어오면서
조회를 시작하는데 차장이 그러더라 오늘부터 임마 특례병하기로 했다고
근데 임마가 표정이 존나 썩은거야 그토록 하고 싶어하던 특례를 하게 됐는데도말야
그 착하고 잘 웃던놈이 진짜 내가 뭐라고 툭건드리면 바로 그자리에서 죽일거 같은 살기더라

왜 그런가해서 나중에 살기가 누그러졌을때 넌저시 물어봤더니만
회사에서 일단 바로 특례신청을 수락해줬었대
근데 문제는 이 공장에 최소 10년 이상은 근무해야 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고 그러더만 자기는 그런거 안써도 충분히 오래다닐건데 각서 주면서
존나 쓰라고 압박하니깐 기분이 존나 개좆같다는거야 그럴만도 하지
그냥 쓴것도 아니고 다른 간부까지 불러서 증인식으로 사인까지 새기고
이놈은 자필 사인도 아니고 지장으로 찍었다고 그러더만

나도 진짜 별의별 좆같은거 하도 많이 보고 겪어서 인내심 한계였는데
이 와중에 저거까지 보니까는 회의감이 존나 밀려오더라
저러고서 바로 다음달에 나 그냥 사직서 쓰고 툭 던지고 얌전히 기숙사 짐 빼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