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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함께라면 목요일도 괜찮은 장나라사진이에요

토곻 2004.10.22 12:58:04
조회 774 추천 0 댓글 5






‘시청률이 높으니 제 역할도 강하게 기억되더군요’ 화제 속에 종영된 SBS드라마‘파리의 연인’에서 주인공인 박신양(한기주 역)과 마지막까지 팽팽한 갈등구조를 형성했던 중견연기자 박영지(54, 최원재 이사 역)는 지금도 최 이사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MBC 공채 4기로 데뷔해 연기인생 30년이 넘도록 다양한 역할을 맡아 왔음에도 드라마의 인기가 좋아서인지 시청자들에게는 최 이사의 캐릭터가 강하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코믹하고 정감 어린 역할도 많이 했죠. 제 전작들을 자세히 기억해보시면 드라마마다 제가 얼마나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참으로 많은 작품이 그를 거쳐갔다.‘미스터Q’‘현정아 사랑해’‘작은아씨들’‘파리의 연인’등 이름만 대면 알 법한 드라마들 속에는 각자 다른 모습의 박영지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뿐인가.‘허준’‘상도’‘대장금’등 사극에서‘높은 분’역할의 맨 선두에는 늘 그가 서 있었다. 집을 지을 때 예쁜 외관을 꾸미기 전에 중심을 잡기 위해 커다란 기둥을 먼저 세우듯 그는 늘 드라마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다. 크고 흔들림 없는 꼿꼿한 기둥, 게다가 연기의 날을 날카롭게 세운 채 말이다. “아직도 전 하루에 두시간 씩은 반드시 연기 연습을 하려고 합니다.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연기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죠. 이제는 연기가 생활이 됐지만 늘 카메라 앞에서 준비되어 있는 연기자이고 싶어요. 운동을 해서 몸을 돌보고 책을 통해 다른 인생을 돌아보는 것, 이 모두가 늘 연기자로서 저를 채찍질하고 스스로를 다잡는 일이죠”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 때문인지 중견연기자 박영지는 두려워하는 역할이 없다. 톡톡 튀는 코믹한 역할부터 선이 굵은 역할까지 자신에게 맡겨지면 뭐든 빈틈없이 잘 해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감독이었던 아버님의 피를 이어받았는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릴 적부터 연기자를 꿈꿨고, 자연스럽게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많은 준비를 거쳐 연기를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때 시험을 봐 연기자가 되었지만 연기자의 길은 혹독한 가시밭길이었다. 스스로‘눈물로 연기를 했다’고 말할 만큼 어렵고 힘겨운 시간을 버텨낸 것. 그러나 그러한 생활을 견뎌왔기에 그 어떤 역할도 흡수해버릴 만큼 연기의 폭을 넓혀갈 수 있었다고 믿는다. 거의 모든 데뷔 동기들이 사라져가고 있음에도 한 곳을 우직하게 지키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제 막 자라나는 후배들을 보자면 안타까운 마음과 대견스러운 마음이 공존한다. 연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좋아진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너무나 쉽게 연기자의 이름을 얻는 신인들을 대할 때면 우려감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신인연기자들이 리얼하게 연기해내는 것을 보면 대견하죠. 하지만 자신과 동떨어진 인물을 연기하면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본이 없다는 얘기죠. 연기자는 세상속의 인물을 연기하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한 점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직도 좋은 글귀를 보면 책상 앞에 붙여놓고 늘 자신을 다스린다는 연기자 박영지는 늘 스스로를 견제하는 사람이다. 자신 안의 게으름과, 안일함을 제일 큰 적으로 여기고 있는 연기자. 때문인지 그의 연기인생은 흔들림 없는 올곧은 대나무를 연상케 한다. 발행: 스포츠연예신문 494호 정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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