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보고 공무원 졸라 되고 싶다 민원 외면한 전공노… 공공기관 민원실 점심휴무 확산 겨울철 1시간 연장 근무에 반발 \'목마른\' 민원인들이 나서 자원봉사도 28일 낮 12시10분 전북 전주시 호성동 차량등록사업소. 20여명의 공무원이 일제히 점심을 먹으러 나가 사무실이 텅 비어 있다. 등록.명의이전 등 자동차 관련 일을 보기 위해 점심도 미룬 채 나온 민원인 30여명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민 만족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세워온 공무원이 점심시간 근무 거부 운동 등을 전개하며 민원실조차 점심시간 근무를 하지 않아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는 네티즌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일부에선 주민들이 자원봉사로 나서 대신 민원서류를 접수키로 하는 등 주객이 뒤바뀌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민원실 근무거부 확산=민원인 편의를 위해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 2교대로 근무해온 전주시 차량등록사업소는 지난 9월부터 두달째 근무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 종로.용산 등 17개 구청 민원담당 부서도 지난 25일부터 점심시간 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8개 구청 민원담당 부서도 다음달부터 이에 동참할 계획이다. 울산 중.남구와 울주군청도 다음달 1일부터 민원담당 부서 공무원이 점심시간 근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되자 울산 중구에서는 새마을부녀회원 등 주민이 자원봉사로 대신 민원서류를 접수하고 나중에 찾아가도록 하기로 했다. 또 전주시내 일부 동사무소에서는 동장들이 점심시간에 나홀로 근무를 하는 곳도 있다. 전주시 차량등록사업소 한 직원은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차원에서 하는 일이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 불편= 동사무소에서는 주민등록.인감.지방세 과세증명 등 250여종, 구청 민원실은 400여가지의 민원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점심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 등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송모(35.울산시 북구)씨는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상사한테 호적등본 떼러간다며 근무시간 자리를 비울 수 있겠느냐"며 "주민편의를 무시한 공무원의 이 같은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애인 김모(62.전주시 인후동)씨는 "1분도 채 안걸리는 장애인증명서 한장을 발급받기 위해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1시간이나 기다렸다"고 불평했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도 \'사수 , 이러고도 공복인가요\'(이진우), \'공무원 친절도 좋아졌다는 얘기는 모두 헛소리,(소리)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왜 근무 거부하나=공무원의 점심시간 근무 거부는 행자부가 토요 격주휴무제 실시로 동절기(11~2월) 근무시간을 오후 5시에서 6시로 늘릴 것을 지자체에 권고하면서 시작됐다. 공무원들은 점심시간에 근무할 경우 동절기 퇴근 시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공노 정용해 대변인은 "시민만족.시민편의 행정이라는 이름 아래 공무원들은 지난 50년 동안 점심시간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한 채 혹사당해 왔다"며 "동절기 연장근무를 철회하지 않는 한 점심시간 근무 거부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공무원의 존립근거가 국민봉사인 만큼 주민 불편이 없도록 휴식시간에도 공무원의 민원업무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원.장대석.강병철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2004.10.28 18:17 입력 / 2004.10.29 08:02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