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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뒈져야 사는 여주인공

hh 2004.10.30 09:49:11
조회 341 추천 0 댓글 0




흔히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무게 잡던 수많은 남자들이 괜히 분위기 잡는 것도 이 때문에 생겨난 말인지 모른다. 하지만 알고 보면 남자들 역시 어느 계절이나 민감한 반응을 자주 보인다. 이는 남자들의 감정 역시 여성들처럼 사계절 전천 후 움직여지는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가을 분위기를 빠르게 따라잡는 건 단연 극장이다. 때리고 부수는 블록버스터에 밀려있던 멜로 영화들이 마치 형형색색의 단풍처럼 수를 놓기 것 처럼 속속 개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가을은 좀 다른 편이다. 가을 멜로 영화들에서 발견한 징후 중 하나가 죽음이다. 특히 올 가을은 여주인공들이 많이(?) 죽는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여 주인공의 구구절절하고 애틋한 사연을 듣다보면 관객들 역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 이처럼 봄에는 로맨틱 코미디가 어울리고 가을에는 슬픈 멜로가 어울리는 건 계절의 특성에 기인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죽음을 코드로 한 멜로를 선보인다면 어딘가 어색해 보인다. 반면에 쓸쓸이 낙엽이 지는 가을에 생동감 넘치는 로맨틱 코미디도 아귀가 맞지 않아 보이는 것이 가을 영화들의 특성이다. 이 때문에 올 가을엔 주로 슬픈 그리고 죽음을 전제로 한 멜로가 강세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여주인공은 백혈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간다. 엄밀히 따지면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는 마지막 부탁과 함께 눈을 감은 첫사랑 여인에 관한 회고다. 마음속의 짐을 벗기 위해 추억을 복기하는 과정 속에 눈물이 숨겨져 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 역시 전형적인 가을 영화. 젊고 활기찬 두 남녀가 만나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다 결혼까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러다 서서히 알츠하이머라는 일종의 치매현상인 아내의 병명이 노출된다. 투명하리만치 아름다운 여배우의 얼굴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 그리고 어떻게든 그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꽃 미남 배우들이 안쓰러워진다. 동양의 멜로와 달리 헐리우드 멜로 ''이프 온리''는 아예 초반에 여배우를 우연한 죽음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다시 시간을 돌려 두 사람에게 딱 하루를 허락한다. 어떻게든 여자를 살려보려던 생각도 잠시 결국 죽을 운명이란 걸 받아들인 순간 남자는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프 온리''는 죽음을 직면하면서 죽음보다는 사랑의 의미에 집중한다. 그동안 사랑한다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놓치고 살지 않았냐는 반성이란 의미가 강하다. 반면 ''내 머리속의 지우개''는 사랑의 의미보다는 죽음에 더 집중한다. 죽음이라는 상황에 몰입함으로써 더 많은 눈물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여배우들이 모두 죽는다는 공통점은 필연적으로 남성들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살아있을 때 조금 더 잘해줄걸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 또한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하다. 죽음이란 코드는 이렇게 극장 안을 눈물샘으로 채워놓는 최고의 최루가스다. 여성관객들이 이런 최루성 멜로 영화에 몰리는 건 끝까지 나를 지켜주는 남자에 대한 판타지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각박한 현실보다 달콤한 사랑으로 도피하고 싶은 여성들의 심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게 바로 이렇게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 영화다. 애처롭게 죽을수록 더 많은 눈물과 관객 수가 비례한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한''이라는 민족정서에 기인한 면이 없지 않다. 이들 영화들을 통해 죽음 앞에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보고 관객이라면 웬만한 강심장 아니고는 눈물 한 두 방울 훔치기 마련이다. 바로 가을 멜로영화들이 노리는 또 하나의 전략이다. 최재영기자 wolf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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