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작 `2046` 뚜껑 열고보니 실망뿐" 日언론 혹평 부산영화제 불참에 왕가위 감독과도 불화 `이중고` 일본의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가 출연한 왕가위 감독의 야심작 `2046`이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개봉했다. `2046`은 일본 개봉 첫주에 전체 영화관객 동원 순위 2위를 기록해 외관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영화 `2046`과 여기에 출연한 기무라 다쿠야에 대해 일본의 언론들은 찬사를 보내는 대신 조용히 관망만 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일본 최고의 스타인 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감독인 왕가위의 영화에 출연했다면 연일 영화와 그에 대한 뉴스가 쏟아져야 함에도 상황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뉴스 사이트 `겐다이네트`에서 영화 개봉을 이틀 앞둔 지난달 21일 `2046`은 물론 이 영화에 출연한 기무라 다쿠야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인 보도를 내보내 눈길을 끈다. "이번주 말에 드디어 기무라 다쿠야의 `세계 진출`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2046`이 개봉한다"는 의미심장한 표현으로 시작되는 이 보도는 영화평론가 마에다유 이치우지의 말을 인용해 "기무라 다쿠야가 나온다는 화제성만으로 극장으로 발길을 옮긴 사람들에게 `2046`은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는 혹평을 실었다. 아울러 "이 영화는 전국 개봉작이지만 일부의 광적인 팬들을 제외하면 영화를 즐기고 싶은 많은 사람에게서 악평을 들을지도 모른다"며 `2046`의 난해함을 비판한 뒤 "이 영화로 기무라 다쿠야의 `세계 진출`이 성공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 현지의 영화계 관계자들은 대중성을 확보하기 힘들 정도로 난해한 영화 `2046`이 개봉 첫주 2위를 기록한 것은 기무라 다쿠야의 출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46`과 기무라 다쿠야를 바라보는 편치 않은 시선은 이전의 보도들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지난달 18일 산케이신문은 부산영화제에 돌연 불참해 버린 기무라에 관해 보도하면서 "영화 `2046`에서 기무라 다쿠야의 등장 시간이 7분에서 20분으로 증가된 것과 관련해 재편집을 요구받은 왕가위 감독이 기무라 측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또한 지난달 17일 기무라는 개봉을 앞두고 일본 언론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치 나이프나 포크도 주지 않고 내가 테이블의 음식을 어떻게 먹을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며 왕가위 감독의 독특한 연출방식으로 인해 겪었던 심한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본 현지에서의 `2046`의 흥행이 초반의 호조를 유지할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지 현재로선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로 인해 기무라 다쿠야가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하기를 바랐던 일본인들은 그 성과를 높게 평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최대환 기자(cd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