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티 나라간 자리에...\'여인의 향기\' 앨범 녹음하랴, 동남아 다녀오랴 중국서 드라마… 눈코 뜰 새 없었어요 "얼마 전에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보다가 겁먹었잖아요. 나도 저렇 게 되는게 아닌가 하고요." 　장나라는 건망증이 심하다. 최근들어 좀 더 심해진 것도 같다는 얘기가 엄살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4집을 발표하고, 한-베트남 수교 12주년, 한-아세안 관계 15주년 기념 사절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장나라는 현재 썩 좋은 상태는 아니다. 매일 위장약, 장약, 영양제를 먹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보약도 먹었는데, 비위도 약한데다 너무 약을 많이 먹는 것 같아 끊었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까지 중국에서 드라마 \'은색연화(銀色年華)\'를 촬영했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지금 당장 이번 앨범의 대표곡 \'겨울일기\'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해야 한다. 그 직후 당분간 국내에서 활동을 하다가, 다시 중국에서 드라마 \'디야오만 공주\'를 찍을 계획. 　쉴 시간이 눈에 띄지 않으니 먹기라도 잘 먹어야 할텐데. 다행히 그렇게 비위가 약한데도 드라마 촬영차 중국에서 3개월간 머무는 동안 음식 타박을 하지 않았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제가 워낙 청경채(중국 배추)를 좋아해서, 샹차이(香菜)만 안 들어가면 다 맛있게 먹었어요. 갖가지 두부 요리도 좋았구요." 　\'나의 이야기\'라는 제목 외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지만 이번 음반의 주제는 장나라의 \'성숙\'인듯. 인트로가 끝나면 나오는 패닉의 히트곡 \'달팽이\'의 리메이크는 자화상 출신의 나원주가 현악 세션을 넣어 새롭게 편곡했다. 　앨범의 대표곡인 \'겨울일기\'를 듣다 보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가 흘러 나온다. 영화 \'접속\'으로 다시 한번 히트했던 사라 본의 \'러버스 콘체르토\'와 같은 멜로디. 잔잔한 종소리는 연말 분위기에 더없이 어울린다. 앨범 뒷부분엔 보사노바 버전으로도 따로 실려 있다. 　신화의 신혜성과 호흡을 맞춘 \'연인\'을 비롯,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내용의 노래 \'모시는 글\' 등을 보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MBC TV 드라마 \'사랑을 할거야\'에서 여고생으로 나왔던 \'소녀 장나라\'의 모습은 이제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 　이런 말을 건네면 "이제 곧 저도 스물 네살(81년생 닭띠)인걸요"라며 배시시 웃는 장나라. 물론 \'여인\' 장나라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기쁨이지만 어딘가 가슴 한구석이 싸아해진다. < 송원섭 기자 f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