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효리는 잊어주세요"
2003년 말 이효리는 방송사 가요 대상을 휩쓸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주위에선 "\'가요 대상\'을 타고도 울지 않는 가수는 너 뿐"이라며 "너무 냉정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효리의 생각은 달랐다. 자기 실력에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안겨진 \'최고의 자리\'는 부담일 뿐이었다. 그는 "가요 대상을 받은 날 너무나 우울했다"며 "보여지는 겉모습이 아니라 진짜 \'나\'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6일 경기도 안성의 SBS 새 월화드라마 \'세잎 클로버\' 촬영 현장에서 이효리를 만났다. 그는 톱스타급 가수가 아니라 신인급 연기자가 돼 있었다. 연출을 맡은 장용우 PD는 "처음에는 이효리 캐스팅에 극구 반대했다"고 말했다. \'세잎 클로버\'의 주인공 강진아는 삶의 고통을 드러내는 배역이다. "노래만 부르던 가수가 맡을 자리가 아니다"란 판단이었다. 방송사측의 간곡한 요청에 밀려 장 PD는 이효리를 만났다. 30분 정도 만나고 거절할 핑계 거리나 찾을 속셈이었다. 그런데 만남은 세 시간이나 이어졌다. "감독의 눈을 정면으로 세 시간 내내 바라보는 연기자는 그가 처음이었다. 이효리에겐 연기를 향한 절박함이 있더라."
결국 이효리는 \'세잎 클로버\'의 주역으로 캐스팅됐다. \'사춘기\'\'왕초\' 등의 드라마로 자신의 색깔을 구축한 장 PD에게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가수 이효리에게도 그건 모험이었다. 장 PD는 "드라마가 망하면 너도 망하고 나도 망한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이효리는 연극영화를 전공했다. 그러나 연기는 \'산 너머 산\'이다. "고교 2년생에서 대학 2년생으로 편입한 기분이다. 모든 게 힘들다. 연기할 때 감정에 완전히 몰입해야 할지, 여지를 남겨야 할지도 항상 헷갈린다." 눈물을 징징 짜는 장면은 오히려 쉬웠다. 정작 힘든 건 배역을 온전히 한 인물로 이해하는 일이다. 그는 "데뷔 후 5~6년간 줄곧 외부와 격리된 생활을 해온 셈"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는 \'괭이부리마을 아이들\' \'봉순이 언니\' 등 소설을 닥치는 대로 읽고, 관련 다큐멘터리도 많이 봤다.
공장 노동자를 접하기 위해 거제도 조선소까지 찾았다. "수 백 명의 사람이 출근하는 풍경, 빽빽한 버스 안에서 노동자들이 저를 알아 보고 \'앗, 이효리다!\'라고 외치던 모습, 공장 근처 술집에서 들었던 얘기 등 모두가 건강한 충격이었다." \'세잎 클로버\'가 안방을 찾는 17일, 이효리가 가수에서 연기자로 거듭날지가 판가름난다.
추천검색
발행할 때마다 대왕디시콘 5일간 사용 가능!
게시물을 간편하게 NFT로 만들어 보세요!
NFT란 블록체인을 이용해 디지털 콘텐츠(사진,동영상,글 등)의 원본 여부와 누구의 소유인지를 증명해주는 일종의 디지털 인증서입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