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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숙이는 이제 그만

질문 2005.01.07 16:18:49
조회 3705 추천 0 댓글 26






오전에 만난 박노식은 술이 덜 깨어 있었다. 향숙이 ‘빤스’ 덕에 성공한 <살인의 추억>에 만족한 이후 피 묻은 ‘빤스’가 난무하는 엽기 코미디 <여고생 시집가기>로 후회하기까지. 박노식은 이래저래 술 먹을 일이 많았다. 김세윤 기자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나. 박노식 강신일 선배님 하고 밤새 마셨다. 그냥 이런저런 고민 털어놓고 얘기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 김세윤 기자 <여고생 시집가기>는 봤나? 어땠나? 박노식 음… 그거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서 찍은 영화다. (은)지원이하고 (임)은경이는 계속 NG를 내도 찍고 또 찍고 하는데 나는 뭐든지 단번에 "오케이!" 하고 바로 카메라 옮겨 버리는 거다. 배우가 자기 연기가 마음에 안 든다는데 감독이 무조건 “아, 오케이, 오케이, 웃겼어, 웃겼어” 그러고. 이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어색한 연기가 많이 나올 거다. 김세윤 기자 그래서 영화를 봤다는 건가, 안 봤다는 건가? 박노식 보긴 봤다. 미쳐 버리는 줄 알았다. 그래서 시사회 끝나고 기자 간담회 자리에도 일부러 안 간 거다. 간담회 끝나고 감독님이 나한테 전화했는데 일부러 안 받았다. 사실 이런 인터뷰도 썩 내키진 않는다. 김세윤 기자 촬영하면서는 결과가 이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나? 박노식 영화사에서 1차 편집 끝났다고 사무실 와서 보라고 한 적 있다. 가서 봤더니 아주 엉망인 거다. 열이 딱 받아 있는데 제작자하고 감독은 내 연기가 너무 좋았다는 거다. 최고래. 이해할 수 없었다. 난 너무 짜증이 나서 이게 잘 나온 거냐고 화를 냈다니까. 김세윤 기자 비단 당신 연기뿐만이 아니라 워낙에 허점이 많은 영화다. 박노식 아는 분 통해서 오덕환 감독을 소개받았는데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땐 나도 솔직히 이상했다. 감독님 만나서 “이게 대체 뭐예요?” 그랬더니 “에이, 그냥 만화 같은 영화니까 적당히 오버 연기하고 그러면 돼” 하더라. 그래도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하고 수시로 만나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면서 영화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아마 감독님이 지원이나 은경이하고도 그렇게 자주 만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촬영 전 했던 얘기와 막상 나온 결과물은 또 다르니까… 참 내. 김세윤 기자 과정이야 어찌 됐든 완성된 결과물에 대해서는 배우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 박노식 그래서 가기 싫은 기자 시사회도 간 거다. 무대에는 올라갔는데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밌게 봐달라’고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웃음) 김세윤 기자 사실 앞서 출연한 <그 놈은 멋있었다>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박노식 내 소속사 사장이 그 영화 관계자하고 친하다. 한번 출연해 달라고 부탁해서 잠깐 출연한 거다. 김세윤 기자 자꾸 인연에 얽매여 출연작을 결정해서야 쓰나. 박노식 그동안 소속사 때문에도 마음 고생 심했다. <그 놈은 멋있었다>와 <여고생 시집가기>도 결국 소속사가 가져온 영화다. <살인의 추억> 이후 소속사에 들어갔는데 물어오는 배역들이 하나같이 시원치 않고 해서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심지어 쓰러진 적도 있다. 그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사람이 잘되려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야 되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원래 말하고 행동이 틀리다고들 하지 않나.(웃음) 김세윤 기자 하지만 관객들은 그걸 박노식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소속사의 선택으로 봐주지 않는다. 박노식 맞다. 그래서 소속사든 영화든 내가 잘 선택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다. 배우는 원래 많이 다쳐 보기도 하고 상처도 입고 그래야 한다지 않나. 김세윤 기자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당신을 배우 박노식이 아니라 용의자 백광호로 기억하고 있을 거다. 박노식 백광호도 아니고 그냥 ‘향숙이’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한동안 술집에서 괴로웠다. 사람들이 날 보고 “향숙이다!” 소리 치니까. 때려주고 싶었다.(웃음) 김세윤 기자 당신처럼 한 영화에서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는 그 이미지를 벗는 게 쉽지 않다고들 한다. 박노식 맞다. 한동안 <미라클>이라는 TV 시트콤에 출연했는데 백광호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주길 원했다. 난 싫다고 하고. 그래서 백광호 이미지로 갔다가 안 갔다가 왔다 갔다 했지.(웃음) 김세윤 기자 <그 놈은 멋있었다>나 <여고생 시집가기>처럼 잇따라 코미디영화를 택한 데는 나름대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픈 욕구도 작용한 것 아닌가? 박노식 그렇기도 하다. 에이, 그래도 그런 오버 연기는 안 했어야 되는 건데. 김세윤 기자 왜 안 했어야 되는데? 박노식 내 얼굴이 이미 오버니까. 현금 지급기에서 내 카드로 내 돈 찾는데도 경찰이 와서 신분증 좀 보자고 하는 얼굴 아닌가.(웃음) 괜히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진짜 좋은 영화 많이 놓쳤다. 가장 안타까운 게 <올드보이>다. 단역이지만 감금방 시퀀스에 캐스팅됐었다. (송)강호 형하고 박찬욱 감독님하고 같이 있는데 강호형이 "감독님, 얘 배역 하나 주세요" 해서 캐스팅된 거다. 그런데 개인적 사정 때문에 결국 그걸 못하게 됐다. 또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소대원 중 하나로 끝까지 가는 역할에 캐스팅돼 사인까지 했다. 그런데 결국 막판에 없던 일로 했다. 김세윤 기자 아니, 그건 또 왜? 박노식 내 역할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다. 어쨌거나 영화에 내 얼굴이 보여야 되는데 그냥 그렇게 묻혀가는 역할 같아서. 그래서 좀 더 비중이 큰 걸 찾다 보니 <여고생 시집가기> 같은 영화를 하게 된 거다. 난 솔직히 이 영화가 개봉 못할 줄 알았다. 제작비가 없어서 촬영도 중단되고 하여튼 우여곡절이 많았으니까. 김세윤 기자 혹시 개봉 안 하길 바란 건 아닌가? 박노식 그쯤 해두자.(웃음) 김세윤 기자 그 밖에는 대부분 백광호 이미지를 요구한 작품이었나? 박노식 아니다. 다행히 제법 다양한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그런데 좀 괜찮다 싶은 영화는 다 엎어지더라. 일례로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라서 하기로 했는데 고사까지 치르고 나서 엎어졌다. 그나마 촬영 시작하기 전에 엎어져서 다행이다. 중간에 엎어지면 골치 아픈데.(웃음) 김세윤 기자 그 영화에서 맡으려 했던 캐릭터는 어떤 건가. 박노식 그냥 발랄하고 순박한 시골 청년이다. 김세윤 기자 고향이 전라남도 강진이라고 들었다. 실제로도 발랄하고 순박한 시골 청년이었나. 박노식 발랄하지도 않고 순박하지도 않았다. 내가 원래 무척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러다 한번 수 틀리면 걷잡을 수 없지. 학교 다닐 때 사고도 많이 치고 그랬다. 김세윤 기자 어떤 사고? 술? 담배? 여자? 박노식 술 담배는 기본이고 여자는 물론… 없었다. 한때 불량 서클에도 가입하고 그랬다. 김세윤 기자 서클이라면 무슨 무슨 파라고 부르는 조직을 말하는 건가? 박노식 너무 많을 걸 알려고 하지 마라. 내가 부모님 속을 좀 많이 썩이긴 해도 큰 사고는 안 쳤다. 김세윤 기자 당신은 어릴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어 한 케이스인가, 아니면 어쩌다 보니 배우가 된 케이스인가? 박노식 내가 4형제 중 막내인데 어릴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다. 일곱 살, 여덟 살 꼬마 때부터 교회 문학의 밤에서 하는 연극에 출연하면 사람들이 진짜 연기 잘한다고 그랬다. 그 후로 계속 배우 꿈을 갖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꿈을 접었다. 왜냐면 내가 심한 사시(斜視)였거든. 사실 어릴 때부터 사시였는데 뒤늦게 병원에 갔더니 너무 오래돼서 못 고친다는 거다. 배우 하기는 틀렸구나 싶었다. 김세윤 기자 사시라는 이유로 어릴 때 놀림 좀 받았겠다. 박노식 그래서 싸우기도 많이 하고 이상한 서클도 가입하고 그런 거다. 내가 보기와 달리 한번 화나면 무섭다.(웃음) 김세윤 기자 그럼 배우가 안 되는 대신 뭐가 되었나. 박노식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형과 사촌 누나가 있는 부천으로 올라와 바로 직장 생활 시작했다. 프레스 공장이었다. (끝이 뭉특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보여 주며) 그때 기계에 끼어서 손가락도 이만큼 잘렸다. 그때만 해도 돈 벌면 다시 시골 내려가서 꽃을 기르겠다는 생각이었다. 김세윤 기자 꽃? 갑자기 웬 꽃? 박노식 내가 농업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원래 전공이 꽃, 원예, 화훼, 분재 그런 거라서 그렇다. 그런데 공장에 며칠 나가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매일 똑같은 생활이 아무 의미가 없는 거다. 뭐, 장래도 보이지 않고. 그러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삶이 무료하니까. 킥복싱도 배우고 합기도도 배우고. 김세윤 기자 의외다. 킥복싱과 합기도라니. 박노식 난 원래 힘든 운동을 좋아한다. 내 몸을 혹사시키는 게 좋아서 혼자 자전거 하이킹 다닐 정도다. 아무튼 그렇게 운동하다가 하루는 팔을 접질렸다. (비뚤어진 팔을 보여 주며) 그걸 관장님이 이렇게 대충 맞춰 놓았는데 그 뒤로 또 삐끗하자 교회 목사님이 자기가 아는 정형외과에 데려갔다. 그땐 내가 교회에도 열심히 다니고 그랬거든. 너무 마음이 허전해서. 당시 신앙이 돈독했는데 지금은 믿음이 별로 없다.(웃음)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대뜸 하는 말이 당신은 팔이 문제가 아니라 이 눈부터 빨리 고쳐야 된다는 거다.(웃음) 못 고친다던데요? 했더니 아니래, 고칠 수 있대. 전신 마취 2번 하고 눈 수술받고 나서 딱 거리로 나서는데 전봇대에 포스터가 붙어 있는 거다. ‘연극배우 모집’. 그 길로 부천에 있는 조그만 극단 ‘물뫼’에 들어갔다. 그때가 내 나이 21세 때다. 김세윤 기자 늘 동경하던 배우 생활, 막상 해보니 어떻던가? 박노식 원래 연극 하면 배고픈데 가뜩이나 서울이 아닌 곳에서 하려다 보니 사정이 더 열악했다. 배우들이 다들 다른 직업을 갖고 있더라. 김세윤 기자 그럼 그때도 프레스는 계속 찍고? 박노식 그렇지. 낮에는 공장 가고 밤에는 극단에 와서 연습하고. 거기다 내가 또 욕심이 많아서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서울에 있는 연기 학원엘 등록했다. 공장, 극단, 학원을 오가며 정신없이 사는데 1994년에 학원에서 김수용 감독님의 <사랑의 묵시록> 오디션에 날 보냈다. 난생처음 영화 오디션을 보는데, 와, 너무 떨리는 거다. 그래서 다시 하겠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한 10번 다시 하다가 결국 죄송합니다 한 번 하고 바로 나왔다.(웃음) 그랬더니 학원에서 엑스트라라도 해보라고 권해서 그 영화 촬영현장에 갔다. 그리고 거기서 굉장히 큰 배역을 다시 땄다. 김세윤 기자 재주도 좋다. 엑스트라가 무슨 수로 배역을 땄나? 박노식 원래 하기로 한 배우가 리허설을 하는데 내가 봐도 너무 못하는 거다. 그때 마침 그 옆에서 고무신 소품 들고 땅바닥 긁고 있던 내가 그냥 그 대사를 한번 듣고 나서 혼자서 탁 대사를 쳤다. 근데 조감독이 그걸 들은 거다. 다시 한번 해보라고. 그래서 김수용 감독님 앞에 가서 다시 한번 해보이고는 바로 오케이. 그 배역이 내 것이 됐다. 김세윤 기자 그렇게 따낸 첫 배역은 어떤 역할이었나. 박노식 주인공 맡은 길용우 선생님의 아들 역할. 열여섯 살부터 서른다섯 살까지 나이를 먹어가는 배역을 연기하는 거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나오는 캐릭터다. 원래는 마지막에 택시 기사가 돼서 나타나는 설정인데 내가 운전 면허증이 없어서 군인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그 영화 끝나고 바로 운전 면허부터 땄다.(웃음) 김세윤 기자 그래도 처음 엑스트라로 출연한 영화에서 조연이라니. 운이 좋다. 박노식 당연하지. TV에서만 봤던 정일성 촬영감독님 보고 그 유명한 길용우 선생님도 보고. 영화 현장에 갔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됐는데 고무신으로 땅 파다가 덜컥 조연이 돼버렸으니 기분 완전히 ‘업’될 수밖에. 하루는 제작진이 모여서 회식하는데 내가 상을 돌아다니면서 모든 스탭 분들께 일일이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술 한잔씩 드리고 다시 받고 그랬다. 마지막으로 김수용 감독님께 드렸는데 그 술을 드시고 나서 “노식아 열심히 해. 넌 언젠가 영화로 먹고살 거다” 하시는 거다. 그 말씀이 정말 큰 힘이 됐다. 그래서 김수용 감독님이 내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다. 나중에 <살인의 추억>으로 성공해서 찾아 뵈었을 때 정말 좋아하셨다. 그때 내가 이름을 바꾸려고 그랬는데 박노식이라는 이름 바꾸지 말라고 한 것도 그분이다. 작고한 박노식 선생님하고 한자도 똑같다면서 그냥 쓰라고 하셨다. 그날 하도 긴장해서 많이 마신 줄 몰랐는데 버스에 돌아와서는 바로 오바이트했다.(웃음) 김세윤 기자 그런데 문제는 그 영화가 결국 개봉을 못했다는 거다. 박노식 일본에서는 했다. 한일 합작 영화라서. 일본에서는 상도 타고 그랬다더라. 김세윤 기자 한국에서도 개봉했다면 <살인의 추억>보다 훨씬 더 일찍 얼굴을 알릴 뻔했다. 박노식 뭐, 그랬을 수도 있겠지. 그리고 나서도 <살인의 추억> 전까지 김수용 감독님의 <침향>이나 <박하사탕> 같은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긴 했다. 김세윤 기자 <살인의 추억> 캐스팅 당시엔 대학로 극단 소속이었다고 알고 있다. 박노식 부천에서 한 2년 정도 버티다가 대학로로 옮겼다. <사랑의 묵시록> 찍을 때 대선배 윤주상 선생님을 뵈었는데 배우 되고 싶으면 대학로에 가서 5년만 버티라고 하시길래 그 길로 바로 짐 싸서 올라와서는 1995년에 극단 성좌에 들어갔다. 김세윤 기자 그 극단에 7년간 있으면서 정작 무대에는 딱 한 번 섰다고 들었다. 박노식 포스터만 열심히 붙였다.(웃음) 솔직히 괴로웠다. 밤에 혼자 술 진탕 먹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친한 선배랑 생활고에 찌들어서 극장 무대에서 자면서 "우린 언제 매스컴 한번 타보냐" 한탄도 많이 하고. 그 형은 지금도 노점상 하고 있잖나.(웃음) 김세윤 기자 노점상이라면 당신도 낯설지 않은 직업일 텐데. 박노식 맞다. 한때 나도 대학로 길거리에서 인형도 팔고 지갑도 팔고 목걸이, 신발, 가짜 명품,이것저것 다 팔았다. 장사를 한다기보다는 사람 관찰하는 게 주목적이다 보니 누가 생일이라고 그러면 그냥 하나 집어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손님이 오면 얼마에 사실래요? 물어봐서 100원이라고 그러면 100원에 가져가라고 그러기도 하고. 그러다 망했다.(웃음) 한번은 어떤 회장님이 오셔서 이거 전부 얼마요? 하더니 다 사가면서 열심히 살라고 어깨도 두드려 주더라. 그땐 겨울마다 허벅지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난로가 거기만 따뜻하게 데우니까. 김세윤 기자 연극배우 하면서 했던 제일 괜찮은 아르바이트는 무엇이었나. 박노식 한때 성인 나이트클럽 웨이터를 해봤다. 공짜로 야한 쇼도 보고 괜찮은 직업이었는데 술 취한 사람이 행패를 부려서 기분 나빠 바로 관뒀다. 김세윤 기자 웨이터들은 다 가명을 쓴다. 뭐였나? 박노식 깜찍이.(웃음) 김세윤 기자 그래도 양복 입고 한 아르바이트는 그게 유일한 것 같던데. 박노식 김치 공장 직공, 동대문 시장 야식 배달, 뭐 안 해본 거 없다. 괜찮은 카페서도 편하게 일하고 싶었는데 내가 가면 일도 안 시켜준다. 아직 사람 못 구한 것 같은데 괜히 사람 구했다고 그러고.(웃음) 김세윤 기자 노점상은 언제까지 했나? 박노식 <살인의 추억>으로 뜨고 나서도 한동안은 했다. 더 하고 싶었는데 하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 그만두었다. 김세윤 기자 <살인의 추억> 하고 나서는 살림이 좀 폈을 텐데도? 박노식 폈지.(웃음) 그래도 앞으로 1, 2년 더 고생해야 하고 배우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도 술은 항상 포장마차에서 마신다. 배우들이 보통 룸에 자주 가는데 난 그런 데가 싫다. 포장마차에서 먹으면서 사람을 관찰하는 게 재미있다. 김세윤 기자 <살인의 추억> 이후 오히려 연극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었는데. 박노식 사실 <살인의 추억> 이후 길 가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도 알아보는 거지만 대학로 선배들이 날 인정해주고 같이 연극하자고 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1년에 연극 한두 작품은 꼭 할 계획을 세웠는데 올해는 지금 출연 중인 <빈 방 있습니까?>까지 벌써 세 작품째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두 작품씩은 하고 싶다. 김세윤 기자 아무래도 충무로보다는 대학로가 고향 같아서 더 편한 건 아닌가? 박노식 아니다. 오히려 더 부담된다. 관객들이 ‘어디 백광호 저 새끼 연기 잘하나 보자’ 하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어제 강신일 선배님도 그런 부담은 빨리 버리라고 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김세윤 기자 혹시 <살인의 추억>으로 유명해진 것 자체가 부담은 아닌가? 박노식 그렇지는 않다. 그 영화가 아니었으면 난 지금도 대학로에서 아무도 모르는 연극쟁이로 포스터 붙이면서 살았을 거다.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배우는 감독을 잘 만나야 하고 작품을 잘 만나야 한다는 거다. <살인의 추억>은 영화 찍는 내내 즐거웠다. 촬영 끝나고 술 먹으면서도 즐거웠고. 김세윤 기자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팬 카페 회원 수가 4천 명이 넘더라. 혹시 그것도 부담은 아닌가? 박노식 전혀. 안 그래도 엊그제 팬 미팅이 있었다. 우린 무척 가족적인 분위기다. 난 그런 자리 가면 항상 끝까지 있는다. 그날도 마지막엔 포장마차에 갔다. 김세윤 기자 당신과 팬들은 그런 자리에서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누나? 박노식 나한테 <여고생 시집가기> 같은 영화 왜 나왔냐고 그러지.(웃음) 팬클럽 회장은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도 상의했는데 그런 영화 하지 말라고 충고했었다. 우린 워낙 친구처럼 지내니까 편하게 얘기한다. 김세윤 기자 내년 초 개봉하는 <역전의 명수>에도 출연했다. 혹시 팬들에게 또 안 좋은 소리 들을 배역은 아닌가. 박노식 아니다. 그 영화는 예감이 좋다. 김세윤 기자봉준호 감독 차기작 <괴물>에는 안 나오나? 박노식 <살인의 추억> 끝나고 나서 “봉 감독님, 차기작에 꼭 써주세요” 그랬더니 “니 하는 거 봐서”라고 그랬다. 그런데 내가 하는 게 이러니 안 써줄 것 같다.(웃음) 어떻게든 졸라서 출연해 봐야지. 설날에 전화드려야겠다. 김세윤 기자 요즘도 봉 감독과 전화는 자주 하나? 박노식 힘들 때만 전화한다. 김세윤 기자 힘들 때라면? 박노식 바로 지금 같은 때. 배우는 아픔을 많이 겪어야 좋은 배우가 된다는데 지금 많은 아픔을 겪고 있으니 난 아마 좋은 배우가 될 거다.(웃음) 난 한 10년 안에 또 뭔가 죽이는 역할로 깊은 인상을 심어줄 자신이 있다. 이제 백광호는 좀 잊어 달라. 프로필 1971년 생 | 전남 강진고등학교 졸업 | 영화 <사랑의 묵시록> <살인의 추억> <그 놈은 멋있었다> <여고생 시집가기> <역전의 명수>(개봉 예정) | 연극 <늙은 도둑 이야기> <안내놔? 못내놔!> <날 보러와요> <빈 방 있습니까?> 등 출연 ------------------------------------------ 요약 : 여고생 시집가기는 연기자 조차 믿음이 안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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