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보다는 이해와 격려 원해요"
[조선일보 2005-02-01 18:20]
3월 데뷔 앞둔 트렌스젠더 여성 그룹 \'레이디\'의 신애·사하라·비누
[조선일보 온종림 기자]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른다면 숨으려 했었지 / 하지만 이젠 내가 말해줄게 / 이제 와서 자신 안에 숨을 이유 따윈 없지 / 돌아가지 마 내가 달려갈게.’
3월 데뷔를 앞두고 음반 작업에 여념이 없는 3인조 그룹 ‘레이디’의 노래 ‘My way’의 일부다. 놀랍게도 이 미녀 삼총사는 모두 트랜스젠더 여성들이다.
이들은 “사회적 소수로 굴곡 많은 삶을 살아오며 가슴속에 맺힌 이야기들을 노래로 당당하게 세상에 털어놓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 안에 숨을 이유 따윈 없다’는 그들 노래 가사처럼.
팀의 리더 신애(28)는 조PD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던 모델 출신. 사하라(24)는 2003년 방콕에서 열린 세계트랜스젠더미인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국제공인 미인’이다. 랩을 맡는 막내 비누(21)는 ‘My way’ 노랫말을 만든 재주꾼이다.
세 사람은 모두 남성과 여성이라는 벽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세월을 보냈다.
비누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계집애 같은 녀석’이라는 주위의 놀림에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사하라 역시 대학 1년을 다니다 그만뒀다. 내면은 분명 여자인데 남자다움을 강요당한 ‘지옥 같은 세월’을 보낸 끝에, 이들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셋은 기획사의 오디션을 통해 만나 그룹을 만들었다.
“트랜스젠더임을 세상에 공개하는 일이 무척 망설여졌어요. 가족들에게 눈치도 보였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이들은 “우리가 정말로 받고 싶은 건 ‘인기’나 ‘돈’보다는 ‘우리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하는 세상의 이해와 격려”라고 말했다.
“하리수씨의 사례가 용기를 줬지만, 아직 주위의 눈길이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니, 최선을 다해서 뚜렷한 자취를 남길 겁니다.”
이들은 요즘 합숙까지 하며 맹연습 중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노래와 춤 연습, 요가와 헬스로 짜인 빼곡한 일정을 마치면 한밤중. 하지만 무대에 섰을 때 쏠릴 시선을 생각하면 잠자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라고 했다. 그늘에서 뛰쳐나온 이들은 이제 막 세상 속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있었다.
(온종림기자 [ noor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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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좀 역겹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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