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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피아 야설 공모전에 쓸 프롤로그좀 봐주셈

덕영(반성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4 20:48:57
조회 86 추천 0 댓글 4

혹시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너무 갑작스런 상황에 머릿속이 하얗게 질려,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던 경험.


“용사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뇌는 갑작스러운 충격을 견뎌내기 위해 그런 현상을 일으킨다. 극도의 스트레스나 외상등에서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낯설게 만들어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용사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얼굴에 살이 토실토실한 중년의 남성이 같은 말을 반복했다. 화려한 붉은 옷에 머리 위에는 반짝이는 왕관. 어디선가 비슷한 모습을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내 이름은.”


그래. 기억 났다. 친구 녀석이 취미로 만드는 게임 시리즈. 구체적으로는 야겜. 그 게임의 시작에 항상 나오던 ‘왕’의 도트였다. 


녀석은 매번 게임을 완성할 때 마다 내게 처음으로 플레이를 권했다. 나름의 재미가 있었기에 나도 항상 시간을 내서 플레이했었다.


방금 전, 그 게임의 최신 버전을 받아 플레이하는 중에 창 밖에 벼락이 내리쳤고.

그리고...... 눈을 떠보니 여기다. 


“마지막으로 묻겠네, 용사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스릉


등 뒤에서 들리는 서늘한 소리에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프롤로그마다 이세계에서 용사를 소환하는 야겜 시리즈, 쓸데없이 세세한 설정으로 가득하던 게임이다. 그 중에는 이런 설정도 있었다. 


‘소환된 존재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면, 예언의 용사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처리 후 다음 번 소환을 기다린다.’


“내 이름은, 제네럴 엠페러 박병식 13세다.”


내가 그렇게 답하자 시큰둥하던 표정의 왕의 얼굴이 밝아졌다.


“오오- 드디어 용사가 소환되었는가.”

“감축드리옵니다 폐하. 모든 것이 폐하의 은덕 덕분입니다.”

“폐하의 대에 마침내 왕국에 드리운 어둠이 걷힐 것입니다.”


신하들은 곧장 아부를 시작했고 살이 뒤룩뒤룩찐 왕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콧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는……, 온몸을 휘감는 고양감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눈 앞이 메시지로 가득차며 귓속에 여러번 중첩된 빵빠레가 울려 퍼진다.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LV99를 달성하였습니다. 더 이상의 레벨업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기술을 [거장]급으로 마스터하였습니다.

-모든 재능을 [신이 만든 기적]급으로 얻었습니다.

-모든 직업의 [마스터]훈장을 획득하였습니다.

-를 획득하였습니다.-를 얻었습니다.-가 되었습니다. -다. -다. -다.

그 후로도 한참을 알림창이 덮었다.


친구, 형식이에게 들었던 대로였다.

‘제네럴 엠퍼러 박병식 13세.’

모든 수치를 MAX로 만드는 이스터 에그.


‘요즘 야겜에는 이런 거 하나 쯤은 있어줘야 돼.’


내 주장으로 모든 시리즈에 들어가 있지만, 정작 파이널 테스터의 역할인 나는 한번도 써본 적 없었던 치트코드였다.


피로로 가득하던 온 몸에 힘이 넘치는 것이 느껴진다. 잘은 모르겠지만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마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사타구니 사이의 내 분신이 평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럼 제네럴 엠퍼러 박병식 13세여.”

“……그냥 용사로 좋습니다.”

“그래, 용사여. 모험을 시작하게나, 부디 이 세상을 구해주게!”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이게 꿈인지 망상인지 아리송한 상태로 나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기초적인 무구를 지급받았고, 쌀쌀한 눈동자의 메이드의 손에 이끌려 숙소로 향했다. 매 시리즈의 전통대로 여행 출발은 소환된 다음 날일 터.


메이드가 준비해 준 뜨거운 물에 얼굴을 씻고 침대 위에 눕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이세계란 말이지.”


그것도 야겜 속 세계다.

전투도 적당적당인 데다 일러스트도 없는, 동인 중의 동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게임. 하지만 꼴리는 히로인과 방대한 스토리 덕에, RPG툴의 기본 도트만으로 명작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임이었다.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의 에로게 회사에서 정식 상업화를 받은 적도 있다.


“병식아 미안하다.”


병식이가 항상 술에 취할 때 마다 ‘내가 만든 게임 속에서 살고싶어!’라는 절규가 떠올랐다. 안타깝게도 그 세상에 들어간 것은 창조주인 병식이가 아닌 나였다.


미안하다 병식아. 너 대신에, 내가 열심히 따먹어 볼게.


“고맙다 박병식!!!!!!!!!!!!!!!!!!!”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나는 크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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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용사<<이거 아심? 호소아키 나오는거


그 느낌으로 무지성 따먹는 스토리로 써볼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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