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프롤로그 3트째

고둥레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19 01:42:02
조회 20 추천 0 댓글 0
														


74bf8376bcd73df736e786e544d477685115f312e5811b8c270dbb633d5420aa6fd2405032c08df19fbcf3ef54049a388b986718c61378ae3dd552c3e0bd59211d554d113d6adb9aaf6e9093cae3a05125








 눈이 쌓인 도시는 쓸쓸하다.


 차갑고 감정 없는 눈송이는 도시 곳곳에 쌓여 냉기를 더했고 싸늘한 바람은 지나가는 이들의 열기를 앗아갔다.


 군데군데 불을 피운 사람의 모습이 보였지만 이 차가운 계절에는 모자랐다.


 몸을 웅크린 사람들을 지나 도심 공원 한 구역에 있는 건 붉은 머리 여자였다.


 붉은 모습의 여자는 아름다웠다.


 도도한 콧날과 역 팔(八) 자를 그린 눈매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움츠러들게 하기 충분했고 붉은색 정장에 굽 없는 구두는 여자의 직업을 종잡을 수 없게 했다.


 하아.


 여자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 겨울에 내쉬어진 숨은 하얀 김을 만들었지만 여자는 추위를 타지 않았다.


 여자의 이름은 헤르마니아.


 거대한 해상 도시의 주인이자 최강의 무기라 불리는 의천검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녀가 들고 있는 검날에는 용의 비늘을 형상화한 무늬가 수놓아져 있었다.


 수 십명의 랭커들이 노리고 있는 의천검은 방금 헤르마니아가 차지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이 곳에 가장 먼저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니네.”


 중얼거린 헤르마니아가 의천검을 손가락 끝으로 튕겼다.


 티잉.


 찌르르하고 울리는 검명은 누가 보아도 명검이라 할 만한 무기였지만 헤르마니아의 눈에는 차지 않았다.


 “고작 이런 게 보상일 줄 알았으면 이번 의뢰는 받아들이는 게 아니었는데.”


 헤르마니아는 의천검이 들어있던 석탑에 앉아 두 다리를 까닥거렸다.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고 곧 기다리던 무리들이 찾아왔다.


 “봐! 저깄다!”


 무리중 누군가가 손을 뻗어 의천검을 가리켰지만 누구도 이 이상 입을 열지 못 했다.


 붉은 정장의 헤르마니아.


 거대한 도시의 주인이자 이 땅 위에 누구나 알고 있는 강자다.


 무리가 주춤 거리는 사이 헤르마니아가 석탑에서 내려왔다. 껑충 뛰어내린 헤르마니아는 의천검을 바닥에 꽂았다.


 퍼석.


 “너희들 이거 갖고 싶어서 찾아온 거냐.”


 내뱉는 말이 거칠었지만 누구도 그 발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무리의 눈동자는 바닥에 꽂힌 의천검을 향했다.


 지금 이들은 탐욕에 눈이 멀어있었지만 이들 역시 어디 내놓아도 빠질 곳 없는 강자였다.


 무리 중 천둥의 레가르는 생각했다.


 헤르마니아가 강하다지만 이 정도 인원으로 이기지 못 할까.


 하물며 싸우는 사이 무엇이든 베어낸다는 의천검을 손에 넣으면 헤르마니아 또한 단칼에 베일거다.


 무리의 머리 속이 치열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그녀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가져가고 싶은 녀석은 앞으로 나와라.”


 “젠장… 망할 마녀 자식.”


 “오, 너 한번 해볼 거냐.”


 시선이 향하는 것만으로 잡음이 멎었고 남성은 주늑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마녀가 깔깔대며 웃었다.


 “농담이야 이 자식들아. 사내놈이라면 당당하게 싸워서 가져가라. 그리고 싸워야 할 대상은 나다.”


 마녀의 선언에 무리들이 뛰어들었다.

 그리고 레가르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순간 의천검만 손에 넣는다면 재수 없는 마녀를 베어내고 세계 제일의 검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세를 낮춘 레가르는 뒷걸음질 치며 무리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헤르마니아의 정면에 한 검수가 뛰어든다.


 곧 반응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주먹이 검수의 턱을 날렸고 검수는 2미터쯤 날아올라 바닥에 쓰러졌다.


 뒤에서 덮치면 되리라 생각한 이가 돌려차기에 맞아 쓰러지고 무리는 엉망진창으로 찢겨나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황소 한 마리가 들개 무리를 뒤집어 놓는 꼴이었다.


 아비귀환의 장면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용히 있던 레가르가 발을 움직였다.


 바닥에 의천검을 향해 혼신의 슬라이딩을 하는 순간 단단한 무언가가 자신의 뒷발목을 잡았다.


 “도둑 고양이짓은 안 돼지.”


 밝은 표정을 한 헤르마니아의 얼굴이 보이고 레가르는 자신이 잘못 들어왔음을 알았다.


 “우라질… 저 검만 있었더라면.”


 “너 그거 진심이냐.”


 “그래, 진심이다. 저 의천검만 있었더라면 너 같은 마녀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단 말이지.”


 헤르마니아는 레가르의 발에서 손을 놓고 의천검으로 손을 뻗었다.


 용비늘 무늬의 검이 뽑히고 검 손잡이가 레가르 앞에 드리워졌다.


 “잡아.”


 “응…? 이걸 내게 준단 말이냐.”


 “네가 그거 들면 이긴다며.”


 “그렇지… 그렇긴 한데.”


 의천검을 쥔 헤르모니아의 표정이 장난아니게 구겨져 있었다.


 그야말로 악귀나찰이라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는데 레가르는 차마 그 얼굴을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의천검이 있어도 너는 이기지 못할 거 같군.”


 “그래? 그래야지, 귀여운 자식 엉덩이를 차주랴.”


 “아니, 아니 괜찮다… 난 이 전투에서 빠지겠다.”


 레가르가 슬그머니 물러나자 뒤에서 지켜보던 무리들도 하나 둘 씩 전의를 상실하였는 지 저들끼리 모여 흩어지기 시작했다.


 모여있던 랭커들이 모두 흩어지고 헤르모니아가 의천검을 역수로 잡아들었다.


 “나참, 이렇게들 깡이 없어서야.”


 현존 최강이라 불리는 의천검을 놓고 다투는 자리였지만 평소처럼 끝나고 말았다.


 시시하단 표정을 지은 헤르모니아는 의천검을 붕붕 돌리며 작은 축하를 벌였다.


 “시시한 자식들. 이건 녹여서 악세사리나 만들까.”


 의천검을 노리고 있던 랭커들이 들으면 피눈물을 흘릴 발언이지만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의뢰인의 손에 들려줘야한다.


 이번 일을 의뢰한 건 저 높은 곳에 사는 한 노괴의 의뢰였다.


 “아, 망할 영감 드럽게 귀찮게 한다니깐.”


 헤르마니아는 애증이 섞인 뒷담을 흘리며 자리를 떠났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2141876 아니 피케 보고 저 글 쓴거 아냐;;; [2] 알레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69 0
2141874 근데 엄마 얘기까지 한 글에서 엄마선에서 컷당한듯ㅋㅋ 이러면 ㅇㅇ(211.219) 22.07.26 45 0
2141873 카카오웹툰 5천원짜리 상품권 나눔합니다 [7] 유동성까마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33 0
2141872 그런데 그 시절 대학은 서로 안친했어도 알지 않나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7 0
2141871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 옛말 중 가장 옳음 [4] 김아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67 4
2141869 요즘 축구화 ㄹㅇ 멋지게 나오는듯 ㅇㅇ(211.117) 22.07.26 8 0
2141868 슼 밴픽 병신인 건 msi때 들통나서 뭐 ㅇㅇ(14.46) 22.07.26 11 0
2141865 오… 강강수할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6 0
2141864 죄악 잇냐?? 강지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2 0
2141863 근데 저 지금 비냉 저분 좀 고맙거든요 ㅇㅇ... [3] 실브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07 2
2141862 ㄹㅇ 여대생이라길래 피케 놀리려다가 [2]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59 0
2141861 ㅅㅂ 컴갤질만 느린거였네... 퓌캬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8 0
2141860 정글 뽀삐가 마공점으로 머하지 [2] 파모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22 0
2141859 오 이거 단편 이였던거 연재하는구나 화참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1 0
2141856 어떤 갤러가 맥락을 못 읽는 것 같아서 이새기 왜ㅜ이러지;; 생각했는데 [5] 삽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83 0
2141854 피케가 서술 트릭써서 틀린것들 [1] 라만차의기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80 0
2141853 쟤 ㄹㅇ 이연옥임?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57 0
2141852 후피집은 망할수밖에 없는 운명임 [3] 역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30 0
2141850 필력은 허상입니다 [4] 알레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30 0
2141848 대난투 근데 개씹고인물겜아님?? 알파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4 0
2141847 키쿠치요 너무 기여어 디클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8 0
2141846 아니시발탈룰라오지게조져버렷네 언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31 0
2141845 인생 첫 디사론노 마셔봤는데 이거 그 맛이네 ㅋㅋ 우주멍멍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6 0
2141843 스드님 짤 나왔습니다 어디감 스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9 0
2141841 내 글이 비참처참끔찍처절하게 망했구나 [3] 알레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44 0
2141839 피케 엄마 돌아가신거 얘기도 안햇는데 모르는 사람 병신취급하네.. [24] 네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274 0
2141837 날마다 운동 37일차 낡은치유로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5 0
2141836 메아리 씨만 봐요 [4] 어사일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42 0
2141835 사실 우리 어머니도 나 고1때 임파선암으로 돌아가실뻔 함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69 0
2141834 뭐냐 맥꾸잉 신의상 존나 꼴리는거엿네 ㅋㅋㅋ SHIRAYU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27 0
2141833 새빠닥 뽑아버린다 가스나야.jpg [1] 시온마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51 0
2141832 대학 동창회장같은 분한테 연락해바야할거같은대 빠르게편해져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9 1
2141831 찾을거면 학교보단 행정기관쪽으로 알아보는게 더 가능성있을거같음 [1] ㅇㅇ(220.79) 22.07.26 19 0
2141830 엄마의 대학 이야기라는거 안물어봐도 자동으로 나오는거 아니었냐 [3] 김첨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98 0
2141827 학우는 몰라도 교수님과는 연락 닿지 않을까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40 0
2141826 내가 머 어떤 가족애감성을 자극한거냐 ㅋㅋ [3] 네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70 0
2141823 그러니까 피케가 어머니의 이야기를 찾고있다? [4] 라만차의기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78 0
2141821 피케 저건 학교가 아니라 동창회에 알아봐야 [1] 김해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31 0
2141818 신세계상품권 2만원있는데 어케쓰지이거 [2] 알파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0 0
2141817 모락판별요청 [2] 칠사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8 0
2141816 그 비냉님 죄송한데 30분만 갤 끄셈; [1]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08 0
2141814 후라이드 피자 집시 [4] 슬렌더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6 0
2141813 그와중에 그 좆장애인새끼 또 남의가족한테 지랄하네 [13] 박수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832 34
2141812 아니 제말은 배경을 현대 중세 머로할까 [9] 강지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21 0
2141811 이런 감성 꼴리지 않냐 [6]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42 1
2141810 키타산 픽업기간 그리 길지가 않네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7 0
2141808 갤질 안하니까 발작지수 줄어들었음 [3] Ernbr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31 0
2141805 내가 만든 글이 내용물만 똑같이 실베 갔다... 삽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17 0
2141803 그냥 저거 동사무소 선에서 해결될수도 있을듯 투과율(117.111) 22.07.26 48 0
2141802 피를 마시는 검......manhwa [1] 시온마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6 7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