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갑자기 친절해진 이유
내가 후배에게 매도당해서 자살했더니 후배가 후회하며 회귀했다는 사실을 나는 모른다.
현대 로맨스 후회 피폐 집착 순애 하렘 일상 여주회귀 판타지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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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는 결국 언젠가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할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였다. 너도, 나도, 알고 있었지만 항상 외면하던 이야기지.
그럴 수밖에 없다. 너는 촉망 받는 문단의 유망주였고, 나는 재능 하나 없는데 글을 쓰겠다고 와서는 하릴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한심한 군상이었으니.
그래도 이런 방식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니었을 거라고 믿었다.
믿고 있었다.
“선배는, 그렇잖아요.”
너는 그렇게 입을 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 도중이었다. 전조는 없었고, 너는 내 글을 읽고 있는 중이었다. 너의 말에 나는 되물었다.
“뭐가… 그런데?”
“선배는 생각이 날때만, 영감이 떠오를 때만, 쓰고 싶을 때만 글을 쓰잖아요.”
…….
“그러니까 늘지 않는 거에요.”
나는 반박할 수 없었다. 정말로 그러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으니까. 아니, 이것도 변명이다. 결국엔 다 그런 것이다.
나는 항상 남에게 열등감을 가졌다. 그래서 글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 내가 쓴 글이 너무나도 초라해 보였기 때문에.
그리고는 스스로를 욕했다. 나는 열등감을 가질 자격조차 없다고. 나에겐 그럴 권리가 없다고.
아마도 지금 내 표정은 참담할 것이다. 어쩌면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고. 거기서 멈춰줬으면 좋았을 텐데.
“선배는 자기 자신 밖에 몰라요. 남에게는 아무런 관심조차 가지고 있지 않죠.”
“…타인에게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 게 이상한거야.”
이어지는 녀석의 말에 나는 조용히 반박해보지만 의미 없는 울림일 뿐이란 건 나도 알고 있었다. 차라리 대답을 하지 말았으면 좋았을 걸.
“적어도 선배는 그런 말을 하면 안돼요. 선배는 글을 쓰는 사람이잖아요. 그 누구보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직업이에요, 작가라는 건.“
말을 멈춘 너는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무표정한 얼굴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웠다. 더 얘기하지 말아줘.
하지만 나는 조용히 있었다.
“직업…이라고 해야하나, 선배는 무직이지만요.”
멈춰 서있던 네가 내게로 다가온다. 그런 환상이 보인다. 하지만 너는 원래의 그 자리에 서있었고 나는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멀어지는 네가 가깝다.
“항상 그렇게 시종일관 자신은 초연한 것처럼 남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으니까 글이 이 따위로 나오는 거에요. 여기 나오는 모든 인물이 선배의 자기 복제 밖에 안돼요. 모든 것이 오로지 선배 생각 밖에 없고요. 그럼 이 소설은 대체 뭐죠? 복사기에 대고 선배를 눌러 찍어낸 거랑 다른 게 뭔가요?”
“선배가 계속 이렇게 하면 선배가 쓸 수 있는 건 사소설 밖에 없어요. 아마 평생을 써도 단 한가지 이야기 밖에 완성 못하겠죠. 다른 모든 건 그 이야기의 공산품일 테고요. 선배 소설은 그러니까 틀에 박혔어요.”
“아니다. 틀에 박혔으면 그래도 봐주는 사람이라도 있었겠죠?”
“누가 이런 걸 보겠어요? 오로지 선배가 보고 싶은 거만 쓰고, 선배가 쓰고 싶은 거만 읽고, 선배가 읽고 싶은 거만 생각하는 글을? 아직도 초등학교를 졸업 못한 어린애마냥 떼 쓰는거죠. ‘나는 이게 좋아. 그러니까 나는 이것만 읽고 이것만 쓸 거야.’”
“그러니까 변할 수 있을 리가 없는 거에요.”
“물론, 그 고집을 끝까지 부리면 괜찮아요. 그 글에 열정을 바칠 수 있으면 괜찮아요. 망해도 좋아요. 별로여도 좋아요. 틀에 박혔든, 사소설이든, 뭐든 간에 끝까지 갈 수 있으면 괜찮아요.”
“근데 선배는 그러면서도 열정 같은 거 하나도 없잖아요.”
“항상 무기력하죠. 끝까지 밀고 나갈 신념도 없고 자신을 관철하려는 고집도 없어요.”
“웃기거든요, 그거. 사실은 알고 있잖아요. 선배가 잘못되어있다는 걸. 그래서 그렇게 자기 멋대로 살면서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게으름 피우고, 소심한 반항이라도 하는 것처럼.”
“잘못된 것이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면 끝에 무언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왜 하지 않으세요?”
“끝에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요?”
“그러면 왜 시작하셨는데요? 시작부터 잘못되어있고, 끝은 아무 것도 없는 길을 왜 선택하셨어요? 그 끝에 아무 것도 없다고 하더라고 끝을 내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의미는 있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선배는 끝을 내는 것조차 못하고 있네요.”
“선배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나요? 그렇게 말할 수 있나요? 글 쓰는 걸 좋아한다고? 가끔은 그 사실마저 의심스러워요.”
“이대로라면 선배는 절대 등단 못해요. 아니,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겠죠. ‘순문학 같은 건 나한테 어울리지 않아.’ 라는 되도 않는 이야기나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상업적인 글을 쓸 생각도 없죠.”
“쓸 수도 없고요.”
“선배가 어느 쪽에도 어울리지 않는 회색 인간이라는 생각은 집어치워요.”
“선배는 그냥 글을 못쓰는 거니까.”
“선배가 쓰고 싶은 건 대체 뭔가요? 쓸 수는 있나요, 그 글을?”
“항상 그렇게 애매하게 구니까 아무 것도 되지 못하는 거에요. 아무 것도 쓰지 못하고요.”
“이딴 건… 글이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고 너는 내가 준, 내가 쓴 원고를 그대로 찢어버렸다.
북북.
종이 찢어지는 소리가 내 귀를 덮쳤다. 내 원고는, 내 가슴처럼 갈갈이 찢겨져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그걸 보고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내렸다.
“반론, 있습니까?”
“없습니다.”
평소처럼, 나는 너에게 말했다.
없다고.
더는 없다고.
그대로 나는 스터디 카페를 뛰쳐나왔다.
나를 잡는 손길은, 물론 없었다.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제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서에 쓸 첫 번째 문장은, 역시 이것말고는 없었다.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미안해요, 다자이.
자신의 죽음조차 남의 말을 빌려서 표현할 수밖에 없는 못난 인간이라.
~
선배를 좋아해요.
선배의 글을 좋아해요.
말하진 않았지만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선배를 처음 만난 그날부터, 선배의 글을 처음 만난 그날부터 선배를 좋아하고 있었어요.
선배의 글을 보면 행복해져요.
선배는 분명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태어났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행복한 글 같은 거 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언제나 선배를 위해서, 선배를 기다리고 있어요.
선배가 날아오를 그날을, 믿고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너무나도 어리석었다는 걸 깨닫기에는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 선배를 만난 그날을 떠올렸습니다.
선배는 학년 공통 소설창작실습 수업에서 자신이 쓸 소설들을 정리하여 발표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은 모두 보고서처럼 정리해서 낸 소설의 얼개를 선배 혼자만큼은 이야기꾼이 재담하듯이 풀어냈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종류의 발표였습니다. 좌중은 싸늘해졌고 교수님에게선 당황스러움이 물씬 풍겼습니다.
발표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선배는 자신의 발표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쥘 르나르의 소설인 것마냥 얼굴이 홍당무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 표정을 보면 충분히 자신의 실수를 파악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이렇게 운을 띄웠습니다.
“잘 썼는데… 잘 쓰긴 했는데….”
물론 그 말이 정말로 선배가 잘 써서 나온 말이 아닌 것은 이 곳의 모두가 알고 있었죠.
그 뒤로 교수님의 신랄한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선배는 모든 평가를 듣고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모두가 은근히 선배를 비웃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건 오직 저뿐이었습니다.
이 강의실, 이 넓은 강의실의 수많은 사람 중 오직 나 뿐이었습니다.
선배 글의 진짜 가치를 알아준 건 오직 저 하나 뿐이었다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선배의 글을 읽고 반한 거였어요.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 뒤로는 별것 없었습니다. 다음 차례가 지나고, 지나고 또 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차례가 왔어요.
제 발표는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선배처럼 독창적이지도, 창의적이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교수님은 저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발표를 들은 다른 모두의 얼굴에도 놀라움과 동경, 시기와 질투가 드러났습니다.
왜죠?
이건 정말 별거 아니라고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 아니라고요.
이 정도는 정말 누구라도 쓸 수 있는 아무런 독창성도, 천재성도 없는 그냥 평범하게 ‘잘 쓴 글’ 일 뿐이라고요.
그런 와중에서 저에게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은 사람은 오로지 선배 한 명뿐이었습니다.
아까의 평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 일 테죠, 분명.
저는 실망했습니다.
대학교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기대했습니다. 좀 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있고, 좀 더 제 수준에 맞는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틀렸습니다. 여기 있는 건 전부 머저리들이었어요!
한 명만 빼고 말이에요.
수업이 끝났습니다. 선배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짐을 정리해서 나갔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제 마음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선배를 쫓아가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조금 기대했을 뿐이죠. 다음에 선배가 써올 글들을.
하지만 선배는 제 기대를 배신했어요.
다음에 선배가 써온 글은 정말 평범하고, 특색 없고, 자신감이 없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씨발, 교수는 그 글을 보고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그 말에 동의하는 듯했고요.
이게 말이 되나요?
이런 버러지 같은 글이 전보다 나아졌다고요?
당신들 대가리는 스펀지로 되어있기라도 한 건가요?
나는 실망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내 발표 차례가 다가왔어요. 솔직히 이번에는 마냥 선배의 글에 실망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없었거든요. 제 글에.
이번에 가져온 제 글은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국 어거지로 짜낸 글이었습니다.
쓰레기입니다.
욕먹을 게 뻔해요.
그런데 저는 이전처럼 극찬을 받았습니다.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뭘 썼다고 생각합니까?
이건 그 어떤 천재가 와도 아무나 쓸 수 있는 그야말로 정말 재미없는 글 자체였어요.
이걸 발표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서 목이라도 매달고 싶은 심정으로 쓴 글이었다고요.
그런데 극찬을 해요?
씨발, 너희들이 이 글에 뭘 알고 극찬하는데?
내가 이 글을 쓰면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썼는지, 무슨 고민을 했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여러 사람이 제 소설을 보고 칭찬하고 질문했습니다. 저는 무미건조하게 그 질문에 대답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 소설을 보고 눈을 찌푸리고 있는 것은 오로지 선배 한 명뿐이었습니다.
선배는 저를 보면서 입을 열려는 듯 보였습니다. 망설이던 선배는 조금 있다가 결국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교수님, 발언해도 괜찮을까요?”
“아, 이미루군. 그래요. 말해보세요.”
선배는 아무렇지도 않게 제 소설의 칭찬을 꺼냈습니다. 극찬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 소설이 어째서 대단한가, 재미있는가, 의미 있는가를 역설했습니다.
선배도 결국 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군요.
그렇게 생각할 무렵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건, 이 소설을 쓰면서 강무아 학우분이 과연 재밌었냐고, 그것을 물어보고 싶네요.”
나는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아무도 내게 물어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아무도 내게 질문하지 않을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유일하게 선배만이 알아챈 것입니다.
“…질문의 의도를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아, 그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아요. 답변해주세요.”
이때, 나는 웃고 있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큰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글이란 걸 쓰는 건 결국 재밌자고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요?”
“이 소설은 분명 재밌지만… 잘 썼지만… 어째서인지 강무아 학우분이 재밌게 쓴 글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왜요?”
“웃고 있지 않잖아요, 지금.”
“웃고 있지 않다고요?”
“그… 저만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저는 글이 잘 써져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칭찬받고 질문받고 그러면 웃음이 절로 나오거든요. 기분 좋고, 행복해지고 아무튼 그래요. 그런데 강무아 학우분은 어째선지 지금 웃고 있지 않네요.”
주변에서 술렁술렁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참 쓸데없는, 이상한 질문을 한다고 중얼거리는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선배도 조금씩 눈치챈 건지 얼굴이 불안해집니다.
“그, 제가 이상한 질문을 한 거면… 죄송합,”
“아뇨, 맞아요.”
“네?”
“재미없었어요. 이 글 쓰는 거.”
그렇지만 지금 나는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웃고 있었어요.
“엄청.”
활짝.
수업이 끝났습니다. 선배는 평소처럼 짐을 싸고 혼자서 강의실 밖을 나섭니다. 저는 그런 선배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이미루 선배님.”
“네?”
“저예요. 강무아.”
선배는 저를 보자마자 얼굴이 조금 굳었습니다. 아까의 일 때문이겠죠. 분명 이상한 질문을 한 건 맞으니까요.
“아, 무,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혹시 아까 질문 때문에 기분이라도 상한 거면….”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선배는 제 부정에 안심한 듯 얼굴을 폈습니다. 주변에서는 아닌 척하면서 은근슬쩍 저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랑 선배가 싸우기라도 할 줄 알았나요?
저는 선배의 팔을 잡고 강의실 밖으로 발을 돌립니다. 그리고 당황해하는 선배를 향해 묻습니다.
“커피 한잔하실래요?”
“미안해요. 저 커피를 못 마셔서.”
…이건 생각 못했는데.
~
그 날로 저와 선배는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커피를 못 마신다는 선배의 입에 초코라떼를 물려주고 나서였지요.
학과에서는 여러 가지로 이상한 소문도 도는 모양이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제가 아닙니다.
물론 저와 선배는 사귀는 사이 같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인? 그런 얄팍한 단어로는 저희를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 더 깊고, 높은 사이였죠.
굳이 서로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이였다고요.
분명 같이 날개를 부대끼고 날아갈 사이였다고요.
그렇게 믿었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선배의 글을 보고 칭찬해주고,
재밌다고 말해주고,
선배의 글을 보면 행복해진다고,
그렇게 말해주었을 때도 있었어요.
그렇지 않게 된 건 언제부터 였을까요.
선배는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그런 게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선배의 글을 칭찬해주는 건 오직 저뿐이었으니까요. 선배의 글은 어디에도 환영 받지 못했습니다.
비단 학교에서만이 아니었어요. 공모전에 넣은 선배의 글은 항상 낙선이었고, 인터넷에 올리면 욕을 먹었습니다.
오로지 나만이 선배 글의 가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머저리들.
솔직히 말해서 그 상황에 흥분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에요. 오직 나뿐이 선배를 사랑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건.
하지만 그런 상황이 끝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선배는 타협해버렸어요.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선배의 글을 칭찬하지 않게 된 것이.
선배를 매도하기 시작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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