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몇 년 전부터 깨닫고 있던 건데

지금까지 총 6작품 정도 연재했고

투베 1페이지에 들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진지하게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8년째가 되었는데도

소설로 번 돈은 총 200만원 정도

최대 조회수는 30만

근데 별 신경 안 썼음

그냥

이대로 쓰다가 적당한 때에 죽지 싶었다

미래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그러다가 작년에 이사하고

6개월 정도 누나랑 같이 살면서

누나가 그런 식으로 살지 말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자면서

꿈에 대한 얘기를 했을 떄

처음으로 소설에 대한 얘길 했는데

누나가

너에게는 재능도 없고 비전도 없다

딴 길을 찾는 게 맞다 라고 말했을 때

처음으로 무서워졌다

그 후 한 반년 정도를 글을 못 썼는데

글케 길게 글을 쓰지 않은 건 7년 만에 처음이었어

도저히 뭘 써야 될 지를 모르겠더라

그리고 최근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 쓰기 시작하기 전에 누나랑 2시간 정도 통화를 했음

내가 자동차 정비를 국비 지원 받고 학원 들어가서 4개월간 배우고 나서 졸업을 했는데

필기는 붙었고 실기는 시험을 보면 됐는데

실기 시험이 너무 보기가 싫었음

그걸 보면 내가 소설을 완전히 접어야 할 거 같았음

그래서 실기 시험을 안 보겠다고 했는데

누나랑 그거 때문에 길게 통화하고 나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하니까

누나가 2개월의 시간을 줬는데

2개월 동안 결국 야설 조금 끄적인 거 빼곤 한 게 없다

진지한 작품을 못쓰겠어

아니 사실 썼어

썼는데 다 지웠어

소설이랑 영화 드라마 뭐든 간에 창작물을 안 본 지 6개월이 넘은 거 같아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뭐든 보면 너무 괴롭더라

누나가 내가 소설 쓰고 싶다니까 한 말이 있는데

네가 지금껏 쭉 소설을 써왔으니까

그 세월이 분해서 계속 쓰려는 거 아니냐

안 되는 거에 사로잡혀서 오기로 계속 하려는 거 아니냐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루하루 당뇨 관리 안 되어서 몸은 망가져 가고

부모님도 늙고

내가 처음 쓰고 싶었던 것들과는 나날이 거리가 멀어져 가고

솔직히 암담한데

그래도 글을 쓰고 싶다

쭉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뭔 지 고민을 했는데

오늘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생각하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거 같더라

좀 더 나에게서 벗어나야겠단 생각을 했어

글을 쓰는 동안엔 나를 분리하는 게 맞지 않나 하고

그냥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