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최근 몇달간 념글만 눈팅한 유동이야.

아마 아무도 안 볼 꺼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행복을 위해 걍 지껄일거야.

이건 걍 나의 생각이니까 개소리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도 돼.

우선, 사이다와 고구마는 이미 알꺼라고 생각하고 설명하진 않을게.

이런 사이다 선호, 고구마 비선호 현상을 분석한 글은 많지.

일일연재 방식에 따른 즉각적인 기승전결 선호. 기존의 책은 권당으로 기승전결을 짤 수 있지만, 일일연재에선 안된다라던가,

독자와 지나치게 가까워지며 독자들의 선호를 전보다 더 신경쓰게 되었다던가, 뭐 그런 얘기.

난 다른 관점에서 분석하려고 해. 작품 내적인 부분에서 말이지.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야. 옛날 대여점 시절과 비교해서 보면 앞에 내용이 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지.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나의 자기만족일 뿐이야. 진지하게 생각하진 말았으면 해.

간단하게 말하면 고구마는 시련이고, 사이다는 보상이잖아.

그런데 보상만 주면 이야기가 안 되니까. 약한 시련만, 정확하게는 독자들이 싫어하는 것만 제외하고 전개하게 돼.

찌질한 주인공, 무능한 동료, 주인공이 감당 못할 시련, 대충 정리하면 이정도가 되겠지.

그래서 남게 되는 시련은 주인공이 자체 힘으로 극복 가능한 시련이 남고, 여기서 보상이 주어지면 기본적인 사이다 전개가 완성돼.

여기서 다른 이야기를 좀 할게.

고전적 판타지는 역할군이 남아있었잖아.

전사, 마법사, 도적, 신관 등이 파티를 맺어 여행을 떠난다. 고전적인 전개.

근데 현 판타지 소설은 그게 없어. 왜 그럴까?

난 그게 한국식 무협향이 첨가되면서 그렇게 바뀌었다고 생각해.

사실 혼자 다 해 먹는 건 판타지보단 무협이 더 강하잖아?

아예 거긴 신이나 악마 같은 존재도 없이 최강자도 인간이기도 하고.

그럼 한국식 무협향이란 게 뭘까?

혼자 다 해 먹는 거?

아예 만류귀종이라고 검사가 권을 쓰기도 하잖아.

그것도 맞는데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해. 뿌리가 아니라 열매라고 할까? 그런거지.

그럼 뜸 들이지 않고 말할께. 

결국 무협은 초월을 향한 여정이라고 생각해.

도가적인 개념을 넣어 만든 우화등선이나 누가봐도 불교 용어인 해탈이 대표적인 예지.

그런데 독자 중엔 우화등선이나 해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 굉장히 세속적인 결말을 원할 수 있지.

그런 경우는 초월을 향한 여정이 아닐까? 그건 아니야.

우선 물을 것이 있어. 대체 무엇으로부터 초월한다는 거지? 벗어난다는 거지?

간단해. 운명으로부터 야. 무협엔 신이나 악마가 없으니 인간으로부터 벗어난다. 또는 광오하게 거대한 세력으로부터 벗어난다.

무협 클리셰를 생각해봐. 거대한 세력으로 인해. 자신의 세력, 그러니까 부모를 잃고 복수를 다짐한다. 

복수하기 위해 그렇다고 주인공이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경우는 또 적잖아.

결국 대다수가 소수(주인공이나 동료들) 대 다수(악당) 구도가 되지.

이는 판타지 소설에도 적용되지. 둘의 선후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지.

마나연공법, 단전, 한국식 판타지의 자랑!! 소드마스터도 무협의 향기가 풀풀 품겨 오지.

그럼 돌아와서, 주인공이 자체 힘으로 극복 가능한 시련과 보상 구조를 연관지어 생각하면 흥미로운 점이 생겨.

결국 저것도 초월을 향한 여정이구나. 쉽게 말해. 나 건드는 놈은 좆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구나.

그것이 권력자든, 악마든, 심지어 신이든 간에 말이야.

그야말로 운명에서 벗어나는 거지.

그런데 말이야. 아까 고구마 중 하나가 감당 못할 시련이라고 말했지?

잘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초월을 향한 여정에서 감당 못할 시련이란 참 모순적인 이야기야.

결국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니까. 어떻게 초월을 향한 여정이겠어.

찌질한 주인공이나 무능한 동료도 마찬가지야.

찌질한 주인공의 초월이야기는 어울지않고, 또한 사실 이런 이야기에서 동료란 기호에 가깝지.

혼자 다 해 먹을 수 있잖아.

고전적 판타지는 결국 자신의 결함을 초월할 수 없기 때문에 동료가 중요한 것과 딴판이지.

캐빨물 전에는 히전죽 메타였던 것도 이해가 가, 이 이야기에서 동료가 왜 필요하지?

끝마치기 전에 나는 현 판타지 소설은 영웅들의 이야기라고 생각안해.

굳이 주인공이 착할 이유는 없잖아? 그러고 또 영웅들의 이야기는 운명적이지. 현 판타지 주인공들은 또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할껄?

긴 글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