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장 큰 장벽은 멀미... 리마스터로도 해보고 오리지날로도 해봤으나 해결할 수 없는 멀미... 시야각은 뒤지게 좁고 화면은 어두컴컴하고 습한데다가 볼록거울처럼 왜곡 현상까지 있으니... 구토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겜에 집중할 떄는 괜찮다가 머리가 핑 돌아서 일어나면 세상이 빙글빙글 돌더라구요... (실제로 한번 토했습니다...)
거기다 오리지날 해상도를 분명 1920으로 맞췄는데도 인식이 다른 건지... 버그인지... 감도도 제 멋대로 바뀌어서 마우스 dpi도 300으로 낮췄는데...
마우스 dpi를 낮추니까 게임 내 '해킹' 시스템을 활용할 때에는 커서가 굼벵이처럼 움직여서 팔꿈치를 써가며 마우스를 휙휙 움직여야 했고... 그렇다고 잠깐 감도를 올리니 다시 fps 화면에서는 화면이 세 바퀴씩 빙글빙글 도는 악순환이 반복된...
편의성 측면에서는 말 그대로 빵점... 아니, 빵점을 넘어선 마이너스... 어디서 비롯된 문제인지 뭔지 모를 쌍욕을 수십 번을 반복하게 한 아주아주아주 불쾌한 경험이 반복되었지만...
게임은... 재밌었습니다... 네... 재밌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게이머의 존심이 있는지라 어려움 난이도를 선택했지만... 마우스 감도 이슈로 인해 에임도 휙휙 날아다니는데다, 그냥 게임 난이도 자체가 기본적으로 높습니다... 옛날 게임이라 그런가 자비가 없어요... 피가 순식간에 훅훅 날아가는데 화면도 엄청나게 어두워서 적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결국 타협해서 쉬움 난이도로 바꾸니까 좀 할만해졌습니다...
게임 플레이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이 게임은 아주아주 세심하게 잘 설계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처음엔 직관적인 fps로 시작해서, 갈수록 초능력의 신규 요소가 하나씩 추가되고, 플레이어가 적응해서 학습이 끝날 즈음에 퍽 등으로 인해 특화를 할 수 있게 되며, 중간중간 환경 요소로 인한 전략적인 변수까지 넣어 놓았습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드는, 아주 정석적인 커브를 그립니다. 아니, 어쩌면 이 게임이 다른 게임들의 교본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모범적인 학습 곡선입니다.
그렇다고 게임플레이만 흥미롭냐? 그것도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스토리도 재미있고, 서류철 등등으로 흩뿌려둔 파고들기 요소를 여기저기 심어둔 것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귀찮아서 안 읽었습니다.) 2회차를 해도 즐길거리가 많아 보입니다. 참고로 저는 진엔딩을 봤습니다. 쉬움 난이도니까요...
요약하자면, 아주 잘 만들어진 마스터피스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왜 한 발자국 물러난 시점에서 이야기 하냐면, 멀미가 아주 좆같았기 때문입니다. 멀미만 아니었다면 열과 성을 다해서 칭찬을 했겠으나, 멀미 때문에 제 마음 속 평이 세 단계는 까였습니다. 게임 때문에 토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3D 멀미에 내성이 있다면 해볼 가치가 차고 넘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게임을 소개해주신 키도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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