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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4 01: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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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기어들어가! 이 멍청아!"

 불량해 보이는 남자 둘이 겁에 질린 남자 하나를 억지로 굴 안으로 밀어넣었다. 밀려 넘어진 남자는 재빨리 뒤돌아 불량한 남자들에게 애원했다.

"제발! 난 아직 죽기 싫단말이야!"

 두 남자중 한명이 다른 하나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내었다. 그걸 본 다른 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들었다.

"들어가서 오브나 찾아 보라고, 한심한 녀석아. 그게 싫다면 지금 나한테 죽던가."

 칼을 뽑아든 쪽이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는 칼을 가볍게 몇 번 휘둘러 보였다. 애원하던 남자는 겁에 질려 뒤로 돌아 냅다 달려 들어갔다. 그 모습을 잠자코 보고있던 남자는 칼을 다시 집어놓고는 동료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저 멍청이가 진짜로 오브를 찾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죽어 나자빠지지나 않을까 몰라."

"친구. 당연히 저 멍청한 녀석이 오브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 저놈은 아마 2층에도 못 들어가볼꺼야. 그냥 1층 여기저기로 도망다니다가 우리보다 던전이 더 무서워질때쯤 다시 이 출구로 나오겠지. 그럼 우리는 녀석에게 캐물어서 1층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고."

 아무래도 대답하는 남자가 둘 중 머리 역할을 맡고있는 듯 했다. 몸을 쓰는 쪽의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그래, 그거 괜찮네. 아무리 머저리라도 비늘갑옷에 칼까지 쥐어 보냈으니 1층에서 죽어 자빠지진 않겠지. 자, 근처에서 기다리자고. 놈이 안에서 얼마나 버티는지 내기라도 할까?"

 그렇게 그 둘은 웃으며 돌아갔다.



 한편, 둘 사이에서 멍청이라고 불리던 남자는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해서 번뜩이는 검광에 자신이 계단을 내려가 2층에 도달했다는 것도 모르고 달려가고 있었다. 왼쪽에서 튀어나와 그를 스치고 지나가는 박쥐, 멀리서 울려퍼지는 인간도, 그렇다고 인간과 우호적인 다른 종족의 것도 아닌 외침, 태양빛이 비치지 않아 어두운 던전의 분위기까지 던전에 있는 모든 것이 그의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었다.

 "아악!"

 그렇게 달려가기만 하던 남자는 무엇인가에 부딪혀 소리를 지르며 넘어졌다. 남자가 몸을 일으켜 앉아 머리를 문지르며 보게 된 것은 꼭대기에 작은 십자가가 달린 강철로 만들어진 제단이었다.

 제단을 발견한 남자는 무릎으로 기어가 제단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는 지금 당장 의지할 것이 필요했다. 그는 무슨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것인지도 모른 채 제단에 대고 열심히 기도를 올렸다.

Okawaru welcomes you!

 "새로운 전사구나. 자, 이제 뒤를 돌아 너의 전투를 보여라!"

 머릿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남자는 그때서야 그가 전사의 신에게 귀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시 오카와루가 한 말을 생각하며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을 때, 그 자리에는 그가 제단에 부딪혀 내지른 소리를 듣고 달려온 고블린들이 서 있었다.

 고블린들은 묵직해 보이는 곤봉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남자는 그들이 보이는 적의에 항상 그래왔던 대로 부들부들 떨면서 뒷걸음질쳤다. 금새 겁에 질린 그에게 오카와루가 말을 걸었다.

 "겁이 많은 전사로군. 내가 함께하니, 적을 공격해라!"

 이 말을 들은 남자의 가슴 속에서 어떤 감정이 솟아났다. 그건 용기는 아니었다. 그저, 전투의 신이 그와 함께하는데 그를 괴롭히던 녀석들조차 어렵지 않게 상대하는 고블린에게 겁을 먹었다는 것이 우스워졌을 뿐. 남자는 지금까지 무겁고 무게중심을 흐뜨러트리는 있던 불편한 장식품이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검은 남자에게 주어진 이후 처음으로 무기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이게 남자가 전쟁의 신과 함께 수행한 첫번째 전투였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이 일로 약간의 자신감을 얻은 남자는 2층에 있는 고블린, 홉고블린, 코볼트나 작은 동물들 따위와 전투를 치르며 던전을 탐험했다. 2층 구석구석까지 모두 돌아본 남자는 그동안 주울 수 있었던 돈과 물약, 스크롤들을 세어 보며 즐거워했다. 남자는 어쩌면, 아주 운이 따라 준다면 그가 오브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기억을 더듬어 내려가는 계단을 보아뒀던 곳으로 돌아가, 3층으로 발을 내딛었다.

 남자가 3층에 내려가자마자 본 것은 거대한 근육질의 괴물, 오우거였다. 지금까지 그보다 작은 적들이나 상대해 왔던 남자는 거대한 몸체를 보자마자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오랜 겁쟁이 시절에 몸에 익은 그대로, 남자는 아직 그를 발견하지 못한 오우거를 등진 채 2층으로 도망쳐 올라갔다.



 안전한 곳으로 돌아오자 남자는 갑자기 수치심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항상 그와 함께했고, 떼어 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남자는 주저앉아 오카와루에게 기도했다.

'오카와루여, 저는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저는 전투에서 패배하였습니다. 제가 실망스러우신가요? 저를 버리실 건가요?'

 그의 머릿속으로 신성한 음성이 메아리쳤다.

"넌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전투의 종착이 뒤로 미뤄진 것 뿐, 미래에 승리를 기약할 수 있다면 도망도 나쁜 수단이 아니지. 자, 내가 작은 도움을 주마. 기도를 올리고 앞으로 나아가라!"

 남자의 몸 속으로 그의 것이 아닌 의지가 흘러들어왔다. 넘쳐 흐르는 자신감과 긍지, 전투에 대한 욕구 까지. 그는 다시 자신있게 계단을 내려갔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오우거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아까처럼 위압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힘은 셀지 몰라도, 저 커다란 곤봉은 느려서 날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겠지. 그는 오우거에게 다가갔다. 그의 검이 그가 한번도 배우지 못한 방식으로 움직였고, 겁없는 발걸음에 커다란 곤봉은 그의 발자국을 때릴 뿐이었다. 잠시 후, 그 거대한 몸체는 조금의 힘도 담지 못한 채 바닥에 내팽겨쳐졌다.

 그의 몸속에 그의 것이 아닌 만족감이 가득 채워졌다. 오카와루가 그의 전투가 명예롭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건, 그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기쁨이었다.

 전투가 끝나고 잠시 후에, 그의 몸에 깃들었던 영웅의 기상은 떠나갔다. 그는 초라하고 겁 많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뒤돌아 도망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던전의 더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더 많은 전투를 위해.



Okawaru accepts your kill.

 그의 칼이 또 오크 전사 하나를 갈라놓았다. 수많은 전투를 치렀는데도 그의 칼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많은 피가 묻었다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칼은 여전히 던전 안의 희미한 빛을 반사시켜 날카로운 빛을 내었다. 남자는 문득 칼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오크 기사 하나가 그의 생각을 방해했다. 그는 짧게 기도를 올렸고, 영웅의 기상을 몸에 두르고 앞으로 돌격했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마지막 머리를 잃은 거대한 몸체가 휘청하고 흔들리더니, 이내 힘을 잃고 축축한 바닥을 향해 무너져 내렸다. 그 앞에서 남자는 불타오르는 검을 들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절대로 쓰러뜨릴 수 없다고 생각한 괴물, 27개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히드라를 처치한 것이다. 머리 한두개를 베어내고 도망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그의 몸에 거대한 기쁨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랐다. 그의 몸을 채우는 오카와루의 기쁨 이외에 느껴지는 이질적인 감정, 그것은 남자 자신의 기쁨이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붉은 색 용이 비늘보다 더 붉은 피를 사방으로 뿜어내며 몸을 눕혔다. 몇 번이나 해본 상대여서 남자에게는 어렵지 않은 전투였다. 남자는 무심하게 갑자기 바닥에 나타난 검 하나를 주워들었다.

 어느 때 부터였을까, 오카와루는 그에게 무기와 방어구를 선물해주기 시작했다. 매끄러운 곡선과 쭉 뻗은 직선, 사방으로 뿜어내는 시린 빛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 역할을 훌륭히 완수한다는 점에서 무기는 아름다운 예술품이었다. 남자는 무기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던전 곳곳에서 주운 것들과 오카와루에게 선물받은 것들은 이제 한번에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남자는 짐승 굴 1층에 창고를 만들어 놓고, 그의 장비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불지옥의 군주가 마지막 비명을 토해내고는 곧 잠잠해졌다. 남자는 볼을 따라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영웅의 기상이 몸에서 떠나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항상 찾아오던 약간 허탈한 그 기분은 느껴지지 않았다. 의아해하던 남자는 다시 영웅의 기상을 몸에 불러들여 보았다. 이번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남자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미 위대한 영웅의 반열에 발을 들여놓고 있던 것이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타오르던 거대한 불덩이가 빛을 잃고 흩어졌다. 공간을 가득 채우던 열기도 열원이 없어지자 금새 옅어졌다. 얼마나 많은 전투를 치렀을까? 그의 눈 앞에는 모든 이가 간절히 바란다는 다시없는 보물, 조트의 오브가 놓여져 있었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괴상한 모습을 한 판데모니엄의 군주 하나를 가로로 갈라버렸다. 하체는 마치 돌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렸는데 상반신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참 알수없는 놈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남자는 드디어 태양 빛 속으로 걸어나갔다.

 밖에는 그를 밀어넣었던 불량배 둘이 서 있었다. 아마 그 날을 마지막으로 원래 있던 마을로 돌아가거나 정보 없이 던전으로 들어가거나 할 생각이었는지 둘 다 커다란 등짐을 짊어진 채였다. 그들은 남자를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중 하나가 물어왔다.

"야, 너 살아있..."

 남자는 오랫동안 진행되온 전투를 순식간에 종결지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남자가 다시 세계로 돌아와서 한 일은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았다. 그는 가장 가까운 마을로 걸어들어가서는 존재하는 모든 나라를 향해 편지를 적어 보내기 시작했다.

[많은 왕국에서 오브를 탐내지만, 저 던전 깊은 곳까지 달하지 못해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오브를 조트의 던전 깊은곳에서 빼내왔다. 이제 오브는 너희들의 손이 닿는곳에 있다. 나는 이 오브를 어떠한 가치를 지불하더라도, 누구에게라도, 언제라도 양도할 마음이 있다. 오브를 손에 넣기 위해 그대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 여기로 와서 나에게서 오브를 빼앗아 가는 것이다. 던전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이 편지들은 동시에 전 세계로 보내졌으며, 편지가 도착한 시기는 모두 달랐지만 편지를 받은 나라들은 하나같이 군대를 준비해 던전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이웃나라보다 먼저 오브를 차지하려고 최대한 간략하게 꾸려온 기마대가 순식간에 생명없는 살덩어리로 바뀌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곧이어 도착한 이웃나라의 본대 역시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땅 아래에 흩뿌려졌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다른 나라들에게 제국이라고 불리우며 종주국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던 나라의 막강해보이는 군대 역시 근처 식물들이 몇십년간 탐닉할 비료로 산화되었을 뿐이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그들이 마지막 기회로 결성한 연합군 역시 다른 곳에 투입되었다면 무사히 달성할 수 있었던 수많은 위업의 가능성을 등에 업고 스러졌다.

 그동안 남자는 그 자리에서 밀려오는 모든 적을 상대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기대하던 전투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이길 수 없어 보이는 전투에서 승리했을 때의 기쁨, 그런 기쁨은 하나도 찾아오지 않았다. 오카와루 역시 이런 전투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시했다. 그저 확보한 무수한 무기와 방어구가 작은 기쁨이 되었을 뿐.



 더 이상 아무도 찾아오지 않자, 남자는 위험한 전투를 찾아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천년 이상 산 고룡들이 자신을 닦기 위해 향한다는 용의 산맥에서, 남자는 다시 목숨을 잃을 위험, 전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폭풍의 고원을 찾아가 강력한 폭풍을 몸에 두른 콰즈랄의 신도들, 자연의 힘과 맞서 싸웠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타이탄이나 강철의 거인을 포함한 무수히 많은 거인들이 모여 만든 사회, 거인의 협곡으로 들어가 날뛰기도 하였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마침내 세계 정복을 목적으로 출정하였다는 무수한 마물들의 부대, 마왕군의 진격을 홀로 막아내었다. 하지만 전투의 희열은 거기까지였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한걸음 걸어갈 때마다 무수한 독충을 마주해야 하는 남방의 정글도

Okawaru accepts your kill.

 고작 악마 소환을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던 깊은 숲의 엘프 마을들도

Okawaru accepts your kill.

 어떤 문명도 손을 뻗지 못했던 야만의 땅을 가로지를 때도, 더 이상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한 전투는 없었다.



 믿을 수 없게도, 남자는 전투를 찾아 다시 던전으로 향했다. 오브가 사라진 던전 안은 이미 기존의 질서가 완전히 파괴된 곳. 이종족간의 동맹도, 각자의 영역 분배도 사라진 채 오직 판데모니엄과 지옥, 무덤에서 흘러나온 악마들과 그들에게 항복하여 협력하는 자들만이 던전의 얕은 곳에서 깊은 곳까지 전부를 차지하고 있을 터였다. 이런 무수한 악마들에게로 남자는 몸을 던졌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지축을 울리는 상상할 수 없는 무게의 강철의 용, 그 강철의 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던지는 강철 거인을 거꾸러뜨린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자신을 향하는 모든 공격을 파괴시켜 버리겠다는 무식한 생김새의 갑옷을 두르고 철괴의 화살과 지옥의 저주로 무장한 지옥 순찰자를 썰어버린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지옥의 고통을 신체의 일부처럼 다루는 이국적인 재앙, 치치미틀을 영원히 침묵시킨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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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던전 1층의 입구에서 짐승굴의 무기창고까지 몇십번을 왕복해 모든 무기를 수거해 오고, 그러고 난 이후에도 던전 곳곳을 몇번이고 샅샅이 뒤졌을 때였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그는 아이스 핀드와 흰 임프 사이에서 아무런 차이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고대의 리치, 죽음을 거부하고 영겁에 달하는 시간동안 마법을 수련한 자도 홉고블린의 스켈레톤과 비교했을 때 딱히 더 나은 감흥을 주지 못했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아직도 똑같은 둘을 보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판데모니엄의 군주, 모든 악마위에 군림하는 막강한 그들도 다양한 빛깔의 허수아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Okawaru accepts your kill.

 끝없이, 무수히 몰려오는, 셀 수도 없는 적들. 하지만 셀 수 없는것은 바닥에 쌓여있는 먼지도 마찬가지였다. 비질 한번에 모두 쓸려나갈 것들.



 던전조차 그에게 전투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는 던전 밖으로 돌아나왔다. 그곳에는 그의 보물이 가득한 병기 창고, 그동한 수집한 어마어마한 양의 무기와 방어구들이 있었다. 남자는 천천히, 마음을 다잡으며 무기들 한가운데에 섰다. 그는 천천히 품 안으로 손에 넣더니 지금까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했던 보물, 조트의 오브를 꺼내들었다.

 조트의 오브. 모두가 탐내는 보물. 그곳에 담긴 막대한 에너지로 할 일은 너무나 명확했다. 그는 이제는 거의 그와 하나가 된 검을 꺼내들어 오브 한가운데를 찔렀다. 오브는 찬란한 빛을 내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문이 열렸다.



 문 안에 그가 있었다. 전쟁의 신, 오카와루. 전쟁의 주인. 모든 전투의 승리자. 다시 말하면, 모든 승자들의 종착역.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승자들이 그에게 도달하여 첫 패배를 맞이하고 가라앉았을까. 남자는 마음을 다잡았다. 승리의 가능성은 터무니없이 적다. 죽음의 요소가 여기저기서 넘실거린다. 하지만, 그래서 즐겁다. 그래서 가치있다. 그것이 전투가 아니겠는가? 남자는 가장 장대한 것이 될 전투에 앞서 습관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



 남자의 머리가 날아올랐다. 상처투성이의 손 하나가 바닥에 구르는 머리를 집어들었다. 머리를 집어든 남자는 그것을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돌려놓고는 앞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찬란한 신성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신, 오카와루가 있었다. 신은 '입'을 열었다.

"그래... 난 패배했다... 더이상 전쟁의 주인이라고 할 수 없구나..."

 남자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분명 단 한점의 여분도 남기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다고 생각했는데, 몸 안에서 새로운 힘이 차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모든 전투에서 승리해온 자가 있다... 이제 그가 전쟁의 주인이다... 그가... 오카와루다."

 오카와루였던 자는 힘없이 바닥에 몸을 뉘였다.

Okawaru is honoured by your kill.

 남자의 시야가 빛으로 물들었다.



 정말 긴 시간, 어쩌면 찰나일지도 모르는 시간 이후에 무엇인가가 남자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누군가가 남자의 제단에 달려와 넘어진 것이다. 그는 부들부들 떨며 남자에게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흥미로운 것. 남자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자, 너의 전투를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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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오졋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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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1162 고추에 뽀뽀하고 싶은 갤러 몇몇 적어봄... [3] 수1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0 36 0
5921161 난 캐릭터 죽이는 거 중에서 젤 맘에 드는 게 리코랑 레베카임 진짜비숍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9 25 0
5921160 갠적으로 언데드언럭같은 방식도 정말 좋다고 생각함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9 23 0
5921159 난 나루토작가의 네지살해방식이 제일 무섭더라 [7] 빵케이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9 74 0
5921158 수부키도 뽑고싶긴 한데 포기하는게 맞는거같군… [4] 어사일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9 27 0
5921157 버러지 러러지 버러러러지 붕쌤 있냐 [10] 지평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8 27 0
5921156 근데 필력은 글(문장)을 잘쓰는게 아닌것같음 [8] TE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8 49 0
5921155 당빠 킁킁 올고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8 9 0
5921154 근데 니들이 정말 분충의 길, 분도를 걷는거라면 [6] 크리스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43 0
5921153 캐릭터를 소모품처럼 쓰는거랑 죽일줄아는건 다르긴해 [8]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79 0
5921152 러시아도 반도체 뛰어든다는데 시발 350nmㅋㅋㅋㅋㅋ [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58 0
5921151 ㅋㅋㅋㅋㅋㅋㅋㅋ택갈이다죽어 [2] olbers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45 0
5921150 1인칭 같은 3인칭 어캐 씀....... [2] 바보무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16 0
5921149 홈즈 킁킁 [1] 올고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6 12 0
5921148 페나코니 에필로그 봣다…….. [6] 푼제리를동경해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6 25 0
5921147 아집숨도 은근히 캐릭터 잘 죽이지 않나? [2] 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6 35 0
5921145 웹소에서 필력은 확실히 ㅈㄴ큰 성공의 팩터임 [6] ㅇㅇ(220.89) 00:15 6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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