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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오코너의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을 읽고

유로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17 01:31:14
조회 42 추천 0 댓글 4

단편 소설 31개로 이루어져있는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집. 오코너가 쓴 3종류의 단편집들을 하나로 합친듯한데 그래서 그런지 분량 자체는 상당하다. 오코너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불편함의 감정을 크게 전달해준다는 것. 오코너의 글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정상적이지 않은, 어딘가 하나 뒤틀려진 인간군상들이 등장한다. 헛바람 든 지식인, 시대에 뒤처진 남부 노인, 자신만이 완전하다 믿는 농장주듫, 빌어먹을 짓거리들을 하는 애송이들. 오코너의 글에서는 분명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인간군상들을 묘사함과 동시에 그 저편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카톨릭적인 구원의 이미지 또한 존재한다. 특히 구약 성경에 대한 인용이 상당한데, 프로테스탄트가 주로 살던 남부를 배경으로 하였을 때 이러한 구약 성경에 대한 언급은 실제로 많이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편. 특히나 침례교, 감리교 등의 개신교 분파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지만, 종교에 있어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쉽지않은 부분이기도 했다.


오코너의 글에서 종교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무래도 인종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을텐데, 글에서 negro와 niggar, black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또한 작중 등장인물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시대적 배경이 대개 1930~1960년대쯤임을 생각하면 흑인 권리 신장에 대한 부분이 서서히 법제화되면서 구시대적인 남부의 흑인 노예제와 서서히 결별을 하는 시기라 할 수 있는데, 이 시대에 있어 바뀐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들, 혹은 자신이 이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여전히 그 본질적인 부분에는 자신보다 아래의 상대라 믿는 경향이 등장한다. '깊은 오한'이나 '오르는 것은 한데 모인다'에서는 바뀌어버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접근이 만들 수 있는 비극적인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오코너는 상대 인종에 대한 어설픈 접근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상당히 제시한다.


오코너의 글에서는 때로는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로 종교적인 부분을 묘사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글을 읽고도 카톨릭적인 메세지를 알지 못하면 삼키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대개의 경우 자신이 이 세상의 모든 진실을 꿰고 있다고 믿는 무신론자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들은 자신이 세상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다고 믿으며, 현 세대에 가장 걸맞은 자들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그들의 세계관과 부합하지 않는 반동인물들을 보며 고뇌하며 좌절하는 부분도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오코너의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를 무신론과 유신론을 벗어난 상대를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만 이해하려고 하다 발생하는 소통 문제의 부분으로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선 좋은 부분. 특히 오코너의 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부조리하고 파괴적인 폭력의 방식으로 이러한 자기 주장이 강한 인물들의 파멸을 묘사하는 부분, 결국 그들의 협량한 사고가 만들어내는 비극적인 결말들은 독자에게 있어 잠시나마 거울을 볼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편.



결론적으로는 상대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화 섣부른 접근이 일으킬 수 있는 비극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톨릭적인 메세지를 담은 글들의 총체라고 생각. 다만 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속물적인 인간군상들에게 나 자신을 발견하는 만큼 읽으면서 상당한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31편이나 되는 글이 있어 모두를 읽기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고 생각하고 이야기의 접근 방식은 어느 수준부터는 유사해졌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럼애도 불구하고 그 묘사에 있어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글이었다. 



좋았던 글들은 제라늄, 이발사, 좋은 사람은 드물다, 추방자, 좋은 시골 사람들, 깊은 오한, 오르는 것은 한데 모인다,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정도.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글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볼만했다고 생각은 드는 글.


다음에 읽을 책은 삼체 2권이나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이 되지 않을까요. 언젠간 읽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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