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사 본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인상이 좀 흐려진 것도 있고,

시드 본편도 시뎅도 안 본 입장에서 입 털기 좀 그런 것도 있고...

그래도 이 말만은 하고 싶었던 게,

시대가 이쯤 되다 보니까, 

사람이 높은 능력을 가지고 한다는 게 자기착취밖에 없고

그걸로 세상이 나아지는 건 쥐뿔도 없는 거 아니냐... 하는 걸 체감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보니까,

'데스티니 플랜을 부정한다 어쩌구 하면서 결국 

주인공 3인방은 죄다 짱짱 파일럿이고 코디네이터인 거 머임???

걍 주인공 되려면 개쩌는 재능을 타고나야 해요 하는 거랑 뭐가 다름???' 식의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라는 말로

애초에 논파할 수 없는 지점을, 오히려 도약하면서

주인공들이 짊어진 능력이라는 이름의 족쇄를 사랑으로 박살내 버리는 게

그리고 그걸, 그놈의 능력 이야기로 말도 탈도 많았던 후쿠다와 모로사와가

죽음조차 뛰어넘은 사랑의 힘으로 어떻게든 완결지었다는 게

진짜 짠하게 오는 게 있음....

약간 수마 각본이 바랬던 게 이런 거였던 거 같은데, 

그래도 쌓아온 서사가 있는 쪽이 훨씬 낫구나 같은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