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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브이 느낀점

짭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9.23 16:52:57
조회 18 추천 0 댓글 0

이야기를 잘 쓴다 중에서 가장 좋은 축에 속하는 능력은 뭘까.


클리셰를 잘 쓴다는 것이다. 클리셰를 잘 쓴다는 것은 그 정도로 어렵고, 강력한 능력이다.


그게 어려운 이유는 클리셰를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에, 신선함에서 점수를 거의 받지 못한 채,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클리셰의 대중성 때문에, 클리셰를 쓸 줄 아는 사람은 그럭저럭 많다. 그런데 클리셰를 그럴듯하게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좁힌다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그건 클리셰가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성공담을 다룬다는 점도 영향이 있는데, 글 같은 걸 쓰는 인간이 클리셰를 진지하게 쓰고 싶다고 믿는 일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 글을 쓰는 사람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클리셰를 잘 쓴다를 아주 높게 친다.


얼마 전에 읽었던 유리가면에 놀랐던 건 클리셰적으로 아주 훌륭했기 때문이고.

그 이전으로 간다면 퇴역병 찬미가 같은 작품을 높게 치는 것도, 재미밖에 남은 게 없었는데도, 그런 맥락이다.


나는 지금 읽은 이 작품도 그런 의미에서 높게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먼치킨 주인공 어필. 부당한 처우. 실력을 숨긴 채 서바이벌형 오디션 참가. 성별을 숨김. 위기 연출과 깔끔한 반격.


클리셰적인 측면에서 여기에 흠을 잡는 건 간단하지 않다.


부당한 처우에 개지랄 떨면서 먼치킨 행동을 하는건 굳이 홍길동전을 꼽지 않아도 사이다물의 클리셰에 불과하고, 서바이벌물이 재밌다는 건 이미 검증된 것이다.


이 감상문이 이 다음에 무엇을 말하건 시작점은 여기다.


클리셰를 썼고, 클리셰는 그럴듯 했으며, 그러면 클리셰의 대중성 때문에 필연적으로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


클리셰적으로 재밌는 건 보통 이야기할 게 없다.


퇴역병 찬미가를 그렇게 재밌게 봤으면서 이야기하지 않는 건, 워낙 오래 전에 봐서도 그렇지만, 그다지 담론으로서 꺼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성공 신화는 구태여 이야기할만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꺼내들면서 느낀 점을 말하게 된 건 두 개.


1. pc.

2. sf.


1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이 작품이 pc적이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라고 느꼈다.


이 작품에서 나온 부당한 처우에 해당하는 것이 여성으로 인한 차별이라는 점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전부 읽은 다음에는 이 사람에게는 그건 전혀 이슈가 아니었다.


문제가 되는 인물은 '그 남자'로서 등장하는 게이 캐릭턴데.


이 캐릭터에게 있어서 게이는 무대 장치, 그러니까 상품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전혀 진지한 이슈가 아니다.


그러한 주제에 대해 다룰 능력이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례하기 때문에, 그리고 클리셰를 소화한 능력을 감안한다면 그럴듯 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거슬리는 텍스트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건 sf에서 함께 다루려고 한다.)


최소한 내게 이 사람이 pc를 대하는 태도는 상품 그 이상도 아니다라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더 강하게 느꼈다.

작품 내에서 드러나는 이 사람의 플렉스는, 그럴듯한 클리셰 소화에 적당히 상품으로서 던진 pc에 대한 것이다.


*


2. sf...


읽지 않는다. 잘 모른다. 이 영역에 있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내가 다루는 것 자체가 껄끄럽다. 인문학을 내가 다루는 걸 음식점으로 비유하면 국물을 끓이는데 젓가락밖에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쪽 스펙트럼에 있지 않아서, 말이 안 되는 일이고, 그다지 적절할 수도 없을 텐데...

그냥 그랬는데도 뭔가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건, 그걸 이렇게 다뤄도 괜찮나라는 것이었다.


마음에 대해 최소한의 진지함을 가지고 있다면 환원론이든 유물론이든 언급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거기에 대한 의식이 있다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과학으로는 마음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려줄 수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감각질 따위를 내세운 메리의 방 같은 사고 실험에 대한 명확한 반론도 가능하지 않는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지 않은 실험이라는 걸 제외한다면, 이런 태도로 마음을 다루는 게 맞나?


마음이 아니라 도덕적 행위자로서 이야기 한다면 어떻지?


도덕적 행위자의 후보로서, 어느 때에는 도덕과 일치하는 행동을 하지만, 어느 때에는 도덕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가 꼽히는데.


최소한 hun은 그 조건 정도는 통과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 곧바로 일방적 감정 소통의 위험성에 대해 들이대는 건 어떤 일이지?

그리고 만약 그 시도가 가능한 것이라고 해도, 일방적 감정 소통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면 그 역면도 다뤄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 정말 위험한데.


실은 sf 안 읽어서 잘 모름

sf가 이런 게 아닐 수도 있음


관념속에 있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임


1

우따야따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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