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이 끝나갈 무렵 나는 가슴이 슬슬 떨리는 것을 느끼고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몇날 며칠을 기다려 왔던가. TT시즌부터 묘하게 맘에 들어버린 이 선수는 오늘 최종,끝판왕,종결로서 태어난다. 모바일로 들어갔다. "아차!" 모바일에는 교불카트가 없었다. 집으로 갈 때만을 기다린다. 집으로 도착하자마자 눌렀다. '게임시작' '대표팀' 에이전트' '의뢰진행' 아름답다. 그 후 정신이 아득해 두 시간, 무아지경으로써 정신을 차렸을 때는 감탄사만 뱉었던 한 사내가 모니터에 비쳤다. 행복하다. 그리고 배고프다. 잠시 숨을 돌리며 유튜브에 접속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원창연채널에 들어왔건만 '?!' 쏟아지는 혹평 러시를 둘러싸고 난장판이 되어있는 댓글창. "안좋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나의 러시가 십자가에 박혀 처참한 모습으로, 사람들은 일명 '러시맘'을 잡는데 혈안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당장 게임을 돌렸다. 갑자기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탁월하지 않은 체감' 'ㅈ구린 퍼터' '어정쩡한 육각형' 뇌리에 스쳐 애써 무시한 그 구절들. 내 세상이 무너졌다. 그런데 문득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 무엇인가 보니, 아아.... '그'구나. 꿈도 꿀 수 없었던 왼발 감아차기가 아름답게 들어갔던 것이다. '아하 그런 거구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 사내를 다른 모먼트, 몇 조짜리 공격수와 비교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2조도 안되는 구단가치, 어떤 팀에서는 하나의 선수로도 따여버릴 구단가치 다른 사람들이 바다에서 대양을 찾을 때, 나는 마른 우물에서 오아시스를 찾았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난 뒤 마음이 다시 편안해졌다. 결국, 나는 이 사내와 여정을 함께할 것이다. 웨일스로시작해 유벤투스 리버풀등등 함꼐 떠나자 인생 최고의 공격수 러시야. 아무리 다른 잣대가 너를 괴롭힌다 해도, 너는 나에게만큼은 너다. 다시 가슴이 뛰어오른다. HOT시절이 생각나는 밤이다. 방금 무너졌었다. 내 세상이 그리고 새로운, 낯설지만 그리운 그곳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