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추억을 찾고 싶었던 낚시 일기앱에서 작성

Lee.ㅌ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16 20:12:00
조회 190 추천 4 댓글 4
														

대학생이 된지 2년째로 넘어가는 나는
문득 곧 다가올 새학기 전에 남는 기억을 만들고 싶었다.

무엇을 할까, 무엇이 하고 싶은가를 고민하다가 떠올렸다.

추억을 새로금 쌓기에는 많이 늦어버린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겨 보고 싶다.
그 때의 재미와 행복을 재현해보고 싶다.
그 시절에 한 낚시는 기억에 아직도 선명할 만큼 즐거웠다.

최소한의 지식만 유튜브, 디시로 알아보고
낚시용품점에서 눈탱이 맞을 위기들을 넘겨가며 총 세 곳의 낚시용품점에서 저렴한 민장대와 채비, 미끼를 구비했다.

저수지까지는 용품을 사느라 걸은 거리까지 포함해서 도합 7~8km 정도를 걸었다.

어릴 적에 아버지와 손잡고 이 저수지에 가서 낚시대를 띄우기만 하면 금새 블루길이 올라오던 추억.

그 추억들을 되새김을 통해 발에 생기기 시작한 통증을 무시하고 가빠진 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다.


오르며 기대했던 기억 속의 푸른 나무들과 넓은 저수지.
그 기대감이 무색하게도 걸음 끝에 언덕을 올라서 본 풍경은 메말랐을 뿐이었다.


그래, 내가 자세한 조사도 없이 온게 멍청했지.
낄낄 웃으며 벤치에 앉아서 물이 빠진 황량한 저수지(였던 것)을 허망히 바라보고 있자니

등산중이던 한 할아버지가 다가와선 손에 든 바게쓰와 낚시대를 보고 "상심이 많았겠네~ 허허.." 말을 거셨다.
뒤에서는 같이 산을 오르던 아주머니들이 "요기 물 빠진지 좀 됐는데~" 하며 추임새를 넣었다.


물이 다 빠진지 오래인 저수지에 보란 듯 낚시대와 통을 들고 온 나는 조금 부끄럽다고 느끼며 "네..뭐.." 하고 힘없이 화답했다.

조금 마음이 동하신걸까, 잠시 산을 오르던 걸음을 멈춰서고 고민하시다가 내게 한 저수지를 알려주셨다.

2km쯤 걸으면 보이는 캠핑장 근처의 저수지.
낚시하는 사람은 가끔가다 보았지만 누군가 고기를 낚은 것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곳을.


듣고선 생각했다.
한번 부딪혀 보자고 마음도 다잡고 나오지 않았나?
이렇게 된거 못낚아도 던져는 봐야겠다.
또 혹여 모르잖는가? 숨겨진 명당일수도.


그 말을 듣고선 인사를 드리고 가파른 언덕을
2km가량 더 올랐다.
운동이랑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발바닥에 통증이 점점 생생히 느껴지지만 도착했다.

설 만한 자리를 찾고, 우여곡절 끝에 엉성하게 조립낚시키트를 초릿대에 묶고.
맞지 않는 길이도 괴상한 방식으로 어찌어찌 낚시대랑 길이를 맞춰서 물에 던질 수 있었다.


3fb8c32fffd711ab6fb8d38a4683746f7bcb96c48a5f58c27bf955072f76074c0943a313fc065a4e913118171e

물이 깔끔해서 2m 앞도 보였다.
물고기가 보이는 걸 차치하고, 저수지에서 뭔가 튀어오르는 모션조차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생황에 대해 생각해본다.

낚는 난이도가 허접한 물고기인 블루길을 잡으려고 산
허접한 만원 민장대+허접한 이천원 조립낚시 키트

블루길이 있을리 만무한 아주 아담하고.. 맑은..저수지

직감적으로 물고기 담으려고 산 바게쓰는 의자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
'...'


예측은 정확했고
지렁이는 조금도 손상이 되지 않았다.
두 시간 쯤 후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예상과 기대에서 크게 벗어난 하루였지만
낚시를 간다는 기대, 던지고 기다리는 설렘
그런 것들은 어느정도 그 시절의 감정과 맡닿아 있었고
어딘가 목마르던 마음은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바뀌어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


하지만 애석하게도 발바닥은 편하지 않았던 듯 하다. 15km쯤 빠른 걸음으로 걷고 나니 물집이 터졌다.
욱신하다.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1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702131 송어가 산천어야? [3] ㅇㅇ(39.7) 03.25 154 1
702130 낚시하는사람들 왜 다 모자씀? [7] ㅇㅇ(112.184) 03.24 234 0
702129 한끗차이 럭키통만들.txt [4] 낚갤러(61.99) 03.24 194 6
702128 자연산 광어가 싼 ㅇ비유 1(119.192) 03.24 171 0
702127 낚붕이들아 이거 우리아빠가 이상한거냐 아님 원래 그런거냐? [21] 낚갤러(119.71) 03.24 276 0
702126 나지금 충격... 우리 옆집에 4인 가족이 사는데 [3] 낚갤러(118.235) 03.24 182 0
702125 뚝섬 사랑해 [4] 게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4 251 6
702124 아 씨발 뚝섬 [5] 게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4 259 3
702123 이 물고기 뭔가요? [4] ㅇㅇ(39.7) 03.24 229 1
702122 서헬단 고성 원정 조행기 (feat.동망숭게이) [30] 반격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4 656 18
702121 간만에 원투 던졌다 [10] 원투낚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4 282 0
702119 레포리누스 80 ㅇㅇ(106.101) 03.24 69 1
702117 아가미가 1979년생이라는 근거가 머임..? [4] ㅇㅇ(114.200) 03.24 157 0
702116 거제에 방파제 낚시하러 갈예정인데 생미끼말고 루어 스푼으로 가능? [4] ㅇㅇ(121.181) 03.24 157 0
702115 아가미 79년생인거 확실함? [4] ㅇㅇ(114.200) 03.24 129 2
702114 소녀배스♡(구 아가미) 진짜 79년생임,,?? [6] ㅇㅇ(114.200) 03.24 194 2
702113 고수에겐 세상은 놀이터 [7] ㅇ!ㅇ(223.39) 03.24 235 1
702112 님들 유정비어대 8년전에산것도 무상수리됨? [5] 낚갤러(175.120) 03.24 170 0
702111 님들 옛날에 피싱매니아라는 사이트 있었는데 [1] 낚갤러(1.251) 03.24 147 0
702110 무늬는 고수온기 말곤 잡을수 있다... [7] ??(122.202) 03.24 260 0
702109 만쿨해서 가져가면 제대로 먹긴먹냐??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4 132 0
702107 군산 원투낚시폰이트 알려주세요... [6] 낚릭이(106.101) 03.23 185 0
702106 추워서 낚시 못하겠다.. [13] ??(223.39) 03.23 272 1
702105 대호만 조행기 [2] 낚갤러(116.43) 03.23 175 1
702104 오늘 이재명 대표님 명언 [1] 낚갤러(118.235) 03.23 133 4
702103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 최악의 비극적 정권, 윤석열 정권 [1] 낚갤러(61.109) 03.23 120 0
702102 배스를 잡아서 키우고 싶은데 [6] 아전부떠나가네내인생(118.235) 03.23 178 0
702101 서울에도 가마우지가 있네 [4] ㅇㅇ(118.235) 03.23 194 0
702098 형님들 이거 어케풀어요 [4] 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3 202 0
702096 이거 이름 아시는 행님 계십니까 [4] 낚갤러(39.7) 03.23 226 1
702095 시발ㅋㅋㅋㅋㅋㅋ [1] 낚갤러(106.101) 03.23 175 1
702094 15년 전쯤에 욕지도 갔었는데 [7] (211.235) 03.23 225 0
702091 이거 몬가요?? [3] 낚갤러(117.111) 03.23 170 1
702088 집 앞에 얕은저수지에서 재미삼아 낚시 해보려고 하는데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3 200 0
702084 다금바리과 하무르!!!! 작살낚시 꼬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3 145 0
702083 만세기랑 참치낚시 [1] 꼬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3 204 0
702082 시장경제란 없음. 아이슬란드가 한국2배, 의사가 일반 5배이상 잘사는 이 낚갤러(61.109) 03.23 105 0
702081 꽝 치러 가려니 설렌다 [2] ㅇ!ㅇ(58.237) 03.22 185 0
702080 이거 먼 물고기인가요? [1] 00(118.235) 03.22 145 0
702079 어제 진하 전설의 물고기... [3] 낚갤러(106.101) 03.22 202 0
702078 이거 먼지 아는분 [3] 낚갤러(106.101) 03.22 208 1
702077 몰라서 지리탕 끓여먹었는데 꼬리만 보고 무슨생선인지 알수있나요? [2] 낚갤러(115.143) 03.22 190 0
702076 생선맛과 희소성은 정비례하지 않은데 [9] ㅇㅇ(39.7) 03.22 165 0
702075 지역별 작업 멘트 [1] 낚갤러(118.235) 03.22 154 0
702070 민주당 지지자들 이거 내용 아시는분? [1] 낚갤러(118.235) 03.22 114 1
702069 형님들 민물 원투 질문드립니다 [3] ㄲㄲ(106.101) 03.22 187 0
702067 4월에는 고기 좀 나올까 [9] 인민분통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416 5
702065 통만이 물통 집착이유 ㄷㄷㄷㄷㄷㄷ [2] ㅇㅇ(221.139) 03.22 179 3
702064 흑해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1] 낚갤러(116.121) 03.22 150 1
702062 요즘 날씨에 붕어낚시 되냐? [3] 낚갤러(223.39) 03.22 14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