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올림픽공원역 앞에 위치한 차이나팩토리를 방문했다.
외식체인업계에서 한 끗발 한다는 CJ푸드빌이 런칭한 새로운 컨셉의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실체가
궁금해서 갔다. 첨언하면 CJ푸드빌이라고 모든 브랜드가 CASH COW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지는 않다.
누들 전문점을 표방한 씨젠의 영업권은 이미 CJ에서 넘겼고 한쿡의 올림픽공원점은 말아먹었고 남산n타워점만
외국인관광객들 덕택에 운영된는 현실. 빕스도 무차별적으로 브랜치 확장하다가 요즘 같은 침체기라면 셧다운 할
브랜치가 속출할 것 같다.
차이나팩토리는 새로운 CASH COW가 될 수 있을까?
뭐 일개 기업의 SWOT, BCG 분석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선별하여 주둥아리에 쳐 넣기만
하면 본령에 충실한 것일 뿐.
사족 몇 마디만 첨부하면, 외식업계만큼 시장청산(market clearing)이 빨리 이뤄지는 산업도 없다고 본다.
구제금융이나 그런 것 할 것 없이 시장의 버림을 받으면 냉혹하다 할 정도로 퇴출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경기수축기라면 살아 남은 식당이나 레스토랑 체인이 그만큼의 시장지배력이 있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역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직도 시장에서 냉혹하게 버림받아도 싼 레스토랑이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서 차이나팩토리의 주문법은 이러하다.
약 50여 가지의 버라이어티 한 메뉴가 빼곡히 담겨 있는 OMR지(紙)를 알바가 건넨다. 이곳에
블랙펜슬로 마킹한 후, 담당 서버에게 건네는 방식으로 주문한다. 음식이 등장하기까지 멍 때릴 필요 없고
바로 입구에 위치한 딤섬바에서 꼴리는 몇 가지의 딤섬을 접시에 담아와서 먹으면 된다. 만두 소에 게살과 다진
어묵이 빼곡히 담긴 딤섬이 올 킬 대상이었다. 맛있었다.
스타 바스켓 샐러드부터 차이나팩토리의 알바가 테이블에 세팅하기 시작했다. 느끼한 아보카도를 잠재우는 오렌지 사워 샐러드의 맛이 기똥차다.
기실 음식을 주문할 때, 에피타이저의 수를 대폭 줄였다. 사전조사에 따르면 차이나팩토리는 음식을 딱 사람 아쉬울 정도로만 준다고 해서다. 위장에 내용물을 꽉꽉 채우자는 심보에서 나온 발상이었는데 테이블에 차려진 여섯 개의 플레이트를 보니 제법 풍성하다.
이태원의 일본라멘전문점에서 4인분 짜리 점보라멘을 2만 원 아끼겠다고 더러워서 꾸역꾸역 흡입하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위장’이라면 음식 양을 갖고 ‘고객의 소리’엽서를 작성할 이유는 딱히 없어 보였다. 전천후로 프리 딤섬바와 디져트바가 운영되기에 더더욱 그렇다.
중국집의 개념 탑재 수준을 판별하려면 볶음밥을 먹어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밥 알 들이 미친년 머리카락 마냥 개인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합격 커트라인 안에는 든 셈. 허나 볶음밥에 자장소스를 쓱싹 비벼 먹는 입맛에 그냥 싱거운 볶음밥만 먹는 것 자체는 익숙지 않았다. 아직도 내 입 맛은 동네 중국집 ‘몽고반점’에 픽스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픈 키친으로 대놓고 보이는 쉐프들의 발랄한 프라이팬 묘기는 멀리 중국까지 가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대륙의 아우라’를 느끼게 했다.
차이나팩토리의 중국음식은 프라이팬에 단기간에 초 절정 화기로 휘리릭 볶아 낼 수 있는 요리만 취급한다. 음식이 식기 전에 다 해치워야 할 진대 노가리 타임이 길어져서 음식의 온도를 수수방관해버렸다. 동행한 지잡대 소속의 한 여자가 자기네 학교에서 과 행사를 갔는데 으레 왕게임을 했다라는 것이었다. 보통 왕게임이 아니라 안주를 입에 문 여자를 방바닥에 눕혀놓고 남자가 그 여자 위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라는 왕의 지시가 천연덕스럽게 수용된다는 현실이 씹막장스러워서 흠뻑 젖어버렸다.
5만 2천 원이 살짝 쿵 넘는 가격대가 나왔는데 이것으로 인천 복성동 차이나타운의 두당 2만 원짜리 코스요리를 먹을 지, 차이나팩토리에서 골라먹는 재미와 뷔페의 매력에 젖을 지, 둘 다 다녀온 사람의 입장에서는 후자가 근소한 우위로 더 낫다고 남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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